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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각에 조선 불교 실상있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6.07.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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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장서각 불교전적 콜로키움’ 개최

인목대비 친필다라니 등 귀중본 즐비
“妃嬪들 불교 통해 심리적 위안 얻어”

<사진설명>불교전적-최우특발홍원의 대자판 금강경(崔瑀特發弘願 大字板 金剛經).

조선왕조는 500년 내내 숭유억불정책이 유지된 유교국가였지만, 국가정책과는 상관없이 왕실 사람들은 꾸준히 불교를 신행했으며, 조선의 역대 왕들도 불서를 즐겨 읽었다. 조선의 왕실도서관에는 상당수의 희귀본 불교전적들이 보관돼 있었고, 간혹 비빈이 필사하거나 직접 지은 불경 혹은 다라니도 소장돼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장서각의 불교전적’을 주제로 제5회 장서각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장서각은 왕실 도서관의 옛 이름을 이어받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도서관 이름으로, 이곳에는 고종대 이왕직장서각에 소장된 조선 왕실의 전적류와 1980년대 이후 수집한 고전적들이 소장돼 있다.

장서각 소장 장서 중 1992년 7종의 자료가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그 내력은 불교전적 5종, 유교전적 1종, 고서 1종이다.

전장서 중에서 불교전적을 살펴보면 『장서각도서한국판총목록』의 석교류(釋敎類)에는 총 80종이 수록돼 있으며, 그 중 11종이 임진란이전의 희귀본 내지 귀중본이다.

허흥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장서각 미지정 불교자료의 중요사례」를 발표했다. 허 교수는 “조선시대 왕실도서관에는 상당수의 불교서적이 소장돼 있었는데, 이는 조선의 역대왕들과 비빈들이 그만큼 불교책을 즐겨 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물 7종 중 불서 5종

허 교수는 “종법적 질서를 특히 중시하는 성리학이 조선왕조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기능하면서 조선왕실의 모든 예법 또한 유교식으로 재편됐지만 적통이 아닌 왕들은 자신의 생부나 생모를 불교식 의례로 추숭했다. 또한 구중궁궐 속에서 한 많은 삶을 보내야했던 비빈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준 것도 바로 불교”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장서각에는 아직 보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내용상으로나 보존상으로 상당히 중요한 자료들이 다수 소장돼 있다”고 소개했다.

진각·보각국사 탁본

현재 장서각에 소장된 인각사보각국존비는 임진왜란 전시기에 제작된 탁본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현재 남아있는 일연스님의 비문 탁본 중에서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탁본으로 꼽힌다. 또 여여거사 삼교어록(如如居士 三敎語錄)은 비록 중책만 남아있지만 몽산덕이 스님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남송대의 인물 여여거사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이밖에도 18세기 문인 강후진이 남긴 감영록(鑑影錄)과 와유록(臥遊錄), 진각국사 혜심비(眞覺國師慧諶碑) 전면, 몽산 스님의 삼가록(몽산행록) 등이 장서각에 소장된 불교관련 귀중본 전적들이다.

이밖에도 태조고황제건원릉비 고종어제 어서, 태종대왕헌릉신도비명, 숙종대왕명릉합봉비 등은 후대의 왕들이 선대 왕의 원찰에 하사한 귀중한 어필 자료들이다.

장서각에 남아있는 전적들 중에는 조선시대 비빈들이 직접 필사한 경전들도 몇 점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장수멸죄동자 다라니경(長壽滅罪童子陀羅尼經) 추기는 광해군에게 살해당한 아들 영창대군을 기리기 위해 인목대비가 직접 사경한 책이다.

천혜봉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장서각소장불교전적-최우특발홍원의 대자판 금강경(崔瑀特發弘願 大字板 金剛經)」의 서지학적 특성을 소개했다.

이 책은 고려 무신집권기에 최우가 발간한 대장경 속에 포함된 것으로, 이 책의 경판은 해인사의 대장경 사이에 동서/쪽에 있는 작은 경판고에 소장돼온 이른바 청간판 또는 잡판에 해당한다.

천혜봉 교수는 “이 대자 금강경판은 비록 최우가 설치한 대장도감에서 최우의 명에 따라 새겼다 하더라도, 그 판각의 체재와 판식으로 볼 때 재조대장경판과는 전혀 무관하게 간행된 것이며, 무신정권의 유지를 발원하는 그의 발원을 펴기 위해 사사로이 새기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의 어필 다수 소장

천 교수는 또 “장서각에 소장된 불교전적 가운데는 긴요한 자료가 적지 않으므로 어느 판종의 것을 번각 또는 필사한 것인가의 시기를 밝혀 필요한 이들이 연구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가려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함이 매우 중요하다”고  고서(古書) 연구자들에게 당부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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