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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다재다능한 '산 할아버지'

기자명 지현 스님
청량산 자락 '산꾼 할아버지' 이대식 씨는 10년전 아랫마을의 비어있는 재실을 수리해 만년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 위해 들어왔다. 사실 '수리'라고는 하지만 새로 짓다시피 했다. 올해 63세인 그는 건강하다.

히말라야의 높은 고봉까지 다녀왔다는 그는 요즘도 해마다 두어번 암벽 등반을 한다. 그가 산에서 암벽 등반을 하는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은 '산꾼 할아버지'가 얼마나 산을 사랑하는지 잘 대변해 준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을 뒤로 한 채 검은 안경을 쓰고 비스듬하게 서 있는 젊은 날의 모습은 정말 멋있다.


목걸이-製茶-도자기 굽기

못하는 일이 없는 '산꾼'

그는 목걸이를 만들어 등산객들에게 판다. 질긴 섬유로 끈을 대신하고 플라스틱을 절제하여 갈고 닦아 만든 '귀면' 같기도 하고 하회탈 같기도 한 목걸이를 3000원에 판다.

3000원 받는 대신 그는 차를 보시한다. 오가피 등 여섯 내지 일곱 가지의 약재를 섞어 끓여 낸 이 씨의 차는 아주 진하고 향기가 좋다. 이 차를 그는 그냥 공짜로 내놓는다.

'올라오시느라 힘드셨지요? 차나 한잔하고 쉬었다 가십시오. 찻값은 받지 않습니다.' 그의 집 문앞엔 이런 현판이 걸려 있다.

그는 요즘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경주 보문단지에서 도자기 굽는 법을 배워 도자기를 굽는데 열중한다. 경기도 이천에서 흙을 실어와 도자기를 빚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집 한켠에 가스가마도 들여놓았다. 뿐만 아니라 달마도를 그려 한 장에 만원씩 받고 팔기도 한다. 참으로 재주가 무궁무진한 '산꾼 할아버지'다.


63세지만 20대 보다 활발

'매일 새 일 하는 게 좋아요'

어떨 때 약주 한잔에 거나하게 달아오르면 '산꾼 할아버지'는 찾아오는 등산객들을 방으로 불러들여 그가 출연했던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틀어준다. 그는 비디오를 아주 자랑스럽게 그리고 흐뭇하게 보여주며 행복해 한다. 대인관계가 좋아 그의 집엔 손님이 늘 끊이지 않는다.

'스님, 오늘 SBS에서 촬영하러 오는 데 내려오시지 않을래요? 저녁 공양은 우리 집에서 들도록 하세요.'

그는 이런 전화를 하며 유쾌하게 껄껄 웃는다. 겨울엔 무쇠난로에 직접 산에서 해온 장작을 지핀다. 산천에 내리는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산꾼 할아버지' 이대식 씨의 만년은 이처럼 아주 활기차고 매일 매일이 새롭다.



지현 스님<봉화 청량사 주지>chengsj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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