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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윳따니까야』 ④

기자명 법보신문

즐거움에서 무상 보면 곧 갈애를 버린 것

쌍윳따를 산책하면서 우리는 윤회의 실상이 얼마나 처절하고 끔찍한 것인가를 충분히 살펴보았고 윤회하는 우리 자신이 억겁의 윤회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쌍윳따니까야의 「아들의 고기에 대한 경」을 보면, 윤회만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물질적인 자양분으로 구성된 우리 존재 자체가 얼마나 끔찍한 애환을 담고 있는 아픔의 산물인지가 잘 서술되어 있다.
 
오늘 지금의 우리 자신의 정신적·물질적인 활동 자체도 심각한 고통의 산물이라는 것을 자각해야한다.

부처님은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신체적인 물질이라는 것은 부부가 외아들을 데리고 사막을 횡단하면서 먹을 것이 없자 외아들을 죽여 말린 고기를 먹는 아픔과 같은 고통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또 우리의 정신을 구성하는 접촉이라는 작용은 가죽이 찢겨진 소의 피부를 거친 벽에 닿게 하는 아픔과 같은 고통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생각이나 의도라는 작용은 고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힘센 남자에 끌려와 뜨거운 숯불화로에 던져져 겪는 아픔과 같은 고통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의식이라는 작용은 흉악한 도둑이 사로잡혀 그 형벌로 아침 저녁으로 백개의 화살에 찔리는 아픔과 같은 고통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부처님이 현재의 신체적·정신적 작용이라는 것을 이러한 심각한 고통이라고 우리에게 일깨우는 이유는 단지 스쳐지나가는 현재적인 아픔이라도 스토리가 있는 시공간적인 뼈아픈 경험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심각한 고통을 자각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도는 없다.

「성찰의 경」에서는 그러한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를 심도 있게 이와 같이 ‘세상에 늙음과 죽음을 일으키는 많은 종류의 괴로움, 이러한 괴로움은 도대체 무엇을 조건으로 하고 무엇을 원인으로 하고 무엇을 발생으로 하고 무엇을 바탕으로 하는가?’ 묻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면, 그 괴로움은 집착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집착은 왜 생겨나는가? 집착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렇게 물으면서 사유하는 것을 성찰이라고 하고 있다. 집착은 갈애에서 생겨난다.

그렇다면 갈애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부처님은 ‘세상에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이 있다면, 갈애가 언제나 거기에서 생겨나고 언제나 거기로 들어간다.’라고 말씀하신다.

갈애는 쾌·불쾌의 현실에서 불쾌를 버리고 쾌를 추구하는 원리를 말한다.

이 원리가 현실에 강력하게 적용되면 집착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은 시각의 장에서도 생겨나고, 청각의 장에서도 생겨나고 후각의 장에서도 발생하고 미각의 장에서도 발생하고 촉각의 장에서도 발생하고 정신의 장에서도 발생한다.

이것이 발생되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그것을 급기야 영원한 자아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래서 갈애는 더욱 증폭되고 갈애에서 생겨나는 집착은 존재를 낳게 된다.

우리는 괴로움을 버리기 위해서는 집착을 버려야하고 집착을 버리기 위해서는 갈애를 버려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회하는 아픔을 겪고 있는 자신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만이 갈애를 버리는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부처님은 ‘세상에서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을 무상하다고 보았고 불행하다고 보았고 자기가 아니라고 보았고 병든 것이라고 보았고 위험하다고 보았다면, 그들은 갈애를 버린 것이다.

갈애를 버린 사람은 집착을 버린 것이다. 집착을 버린 사람은 괴로움을 버린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겪는 정신적·물질적인 모든 것이 기구한 운명과 윤회의 아픔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것을 올바로 통찰한다면,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을 대하여,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무상하다고 보았고 불행하다고 보았고 자기가 아니라고 보았고 병든 것이라고 보았고 위험한 것이다.’라고 바라볼 수 있다.
 
여기서 생김이 일어나고 깨어있음이 생겨나고 그것을 통해 갈애의 원리를 극복하고 윤회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다.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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