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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중흥 일념만이 평생의 바람”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6.08.23 16:11
  • 댓글 0

대원 장경호 거사의 정재헌납서한

<사진설명>고(故) 대원 장 경 호 거사.
<사진설명>고(故) 박 정 희 대통령.

존경하옵는 박정희 대통령 각하에게 삼가 이 글월을 올립니다.

이 사람은 올해 77세의 고령인 동국제강의 창업자 장경호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이 생을 마칠 것을 내다보고, 인생무상의 대도 앞에, 조용히 그리고 엄숙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 영원한 진정을 각하에게 말씀드리게 된 것을 한량없는 영광과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본인 장경호는 평소 소박한 생활신조로서 남자로 태어난 것과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과 불교를 신봉하게 된 것을 행복으로 생각, 항상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소비산업이 아닌 국가의 기간산업을 일으켜 산업보국하려는 데 뜻을 두고 시작한 제강공업이 조그마한 업적이나마 남기게 되었다면 그것은 국가·사회의 은혜에 힘입은바 큰 것이며, 이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 소불자(小佛者)는 평생을 통해서 오직 근면과 검약으로 일관해서 기업을 키워나왔사오며 그 결과 본인에게 돌아오는 얼마간의 사유재산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이 재산은 저에게는 필생의 피와 땀에 대가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 국가와 사회 그리고 부처님의 은혜를 입은 제가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한 결과, 본인 명의의 모든 사유재산을 낙후한 한국불교의 중흥사업을 위해 내놓기로 하였습니다.

본 소불자가 이토록 불교중흥을 염원하게 된 것은 그 어떤 주의나 사상보다도 불타의 정신이 건전하며, 인간의 행복과 사회윤리를 진작하고, 국가를 사랑하고 지키는 데 불교가 큰 몫을 하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삼계의 대도사이시고 사생의 자부이신 석가모니불께서는 미망에서 방황하는 인류에게 절대적 자아의 발견으로 인간완성과 세계평화의 밝은 길을 교시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진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리하여 오늘날 세계는 전쟁의 참화와 불안 공포에 떨고 있고, 인간성은 점점 상실되어 정신적 갈등 속에 온갖 불순한 사상으로 사회 혼란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세상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많은 줄 압니다. 그 좋은 일이란 자기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중생을 위하는 길이며, 불교가 인간정신을 선도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국가민족을 수호 발전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확신하게 된 본인은 오직 불교 중흥이라는 일념만으로 저의 조그마한 사재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역대의 어느 국가 지도자보다도 불교에 대한 참된 이해와 성원이 계시는 박 대통령 각하께서는 저의 이 미충을 굽어살펴 주시옵고, 이것을 중흥불사를 위한 한 전기로 삼으셔서 역사적인 불교발전을 위해 큰 배려를 베풀어 주시옵기를 다시금 간절히 원합니다.

끝으로 대통령 각하께서 국가를 영도하시는 데 부처님의 가호가 함께 하셔서, 밝은 지혜와 큰 능력 속에 만수무강하시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1975년 7월 10일
장경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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