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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도 “사찰 수목장에 묻어주오”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6.09.05 10:53
  • 댓글 0

은해사, 200기 분양…‘고인 나무와 만남’ 호응 커
기림사, 이웃 종교인도 봉안…매주 평균 3건 상담

<사진설명>팔공산 은해사는 8월 30일 수림장에 고인의 유골을 봉안한 유족 5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천도대재 및 고인 나무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

사찰 수목장(樹木葬)이나 수림장(樹林葬)에 불자는 물론 이웃 종교인들까지 몰리고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장묘문화센터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이루어진 장묘 상담 실적 1만143건을 분석한 결과, 산골에 대한 상담이 40%(4038건)를 차지할 정도로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사회적인 흐름이 사찰 수목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신라 1000년의 아름다운 불교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경주 함월산 기림사(주지 종광 스님) 수목장의 경우 매주 한 그루의 나무가 망자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5월 11일 개원한 기림사 수목장에 불자와 개신교, 가톨릭 등 이웃 종교인들이 찾는 이유는 함월산 자락에 자생하고 있는 나무들이 100세 이상의 고령인 소나무와 잣나무 등 토종 식생으로, 망자 나무로서의 격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함월산에 볕이 잘 든다는 것도 기림사 수목장의 장점이다. 기림사 소임자 스님들은 매일 망자들을 위해 축원을 올리고 명절이나 재일이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기도를 봉행하기도 한다. 기림사 수목장에는 매주 3건 이상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중 한 건은 분양이 성사되고 있다. 기림사  혜범 스님은 “수목장이 가장 친환경적인 장례법이라는 인식이 대중화되면서 이웃 종교인들까지 사찰 수목장에 망자를 모시고 있다”고 이용 현황을 설명했다. 054)744-2292

사찰 수목장 시대를 활짝 연 팔공산 은해사(주지 법타 스님) 수림장 역시 개원 1년 8개월 만에 200여기 이상의 수림장 나무를 분양했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매주 평균 2~3기가 분양되고 있으며 10건 이상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은해사는 8월 30일 수림장에 가족이나 조상의 유골을 봉안한 유족 5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고인 나무와의 만남 및 합동 천도대재를 봉행해 수림장에 대한 이해와 만족도를 높였다. 주지 법타 스님은 “수림장은 고인의 유골을 나무의 뿌리에 뿌린 뒤 묻어주기 때문에 고인은 지수화풍(地水火風) 4대(四大)가 아닌 나무의 생을 얻어 자연의 일원으로, 생명으로 거듭나게 된다”며 “사찰 수림장이기는 하지만 이웃 종교인들도 자신들이 믿는 종교 의식에 따라 조용히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 이용하는 데 종교적인 거부감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054)335-0566

사찰 수목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시주비용이 저렴하고 분양 목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또 망자들의 극락왕생을 위한 정성스런 축원과 기도 역시 유족들이 마음 놓고 고인의 유골을 사찰 수목장에 안치하게 이끌고 있다.

매년 20만기의 묘지가 새로 조성돼 여의도 면적의 1.2배인 약 6㎢(180만평)의 산림 면적이 잠식당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당신이 떠난 자리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면…’이란 기림사 수목장의 권선 문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수목장은 우리의 환경을 위해,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대중화되어야 할 가장 친환경적인, 가장 불교적인 장례법임에 틀림없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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