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고종 개혁, 이대로 좌절 되는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6.09.06 11:16
  • 댓글 0

태고종 총무원이 일산 황룡사 사태를 계기로 청정종단 구현을 선언하며 강하게 추진 중이던 종단 개혁드라이브가 안타깝게도 뜻하지 않은 암초에 걸려 좌초 위기에 처했다. 다름 아닌 태고총림 선암사 대중들이 예산 문제를 이유로 합동득도 수계산림 개최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합동득도 수계산림이 무엇인가. 태고종 승려가 되겠다고 발을 디딘 발심자들을 교육해 종단 승려로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아닌가. 그런데 종단의 존립기반을 다지는 그러한 중차대한 교육을 담당한 총림에서 예산 문제를 이유로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총무원에 개최불가를 통보한 것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태고종이 지금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태고종에 인적, 물적 자원이 절대 부족한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일이다. 때문에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독살림에 따른 폐해를 불식하지 못하면 종단이 공공성을 갖추고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었고, 종단은 그같은 사회전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간파하여 청정종단 구현을 모토로 개혁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총림의 대중들이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나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물론 선암사 대중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유일한 총림이라는 이유로 종단 행사가 빈번하게 열리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종단관이 투철하다면 이같이 무모한 행동으로 질서를 문란케 하는 일을 벌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기본적인 논의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한 선암사의 이번 행위는 해종행위이자 반개혁세력이라는 질타를 받아도 변명할 길이 없는 행동임에 분명하다. 더불어 총무원 역시 질서를 바로잡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체적 대안 없이 말만 앞서지는 않았는지도 자문해볼 일이다.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종단 전체의 질서를 바로잡고 청정종단 구현에 박차를 가해야만 할 것이다. 차제에 보다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스님들의 종단관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40년 만에 종로로 돌아오게 될 전승관을 갖는다 해도 그 앞날은 어둡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