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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닦음은 성불 기약이요 탐욕은 지옥 가는 지름길

기자명 법보신문

해남 대흥사 조실 천 운 스님

여러분들께서는 지장 기도를 100일간 간절하게 이어가고 계십니다. 오늘 저는 지장보살님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장보살님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더 마음에 새긴다는 다짐으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29세에 출가를 했습니다. 그리고 35세까지 6년간 온갖 노력을 수반한 수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佛), 부처님 법(法), 승가(僧)로 구성된 종단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 낸 종단에서 무엇을, 어떻게 추구했느냐는 것은 『지장본원경』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지장본원경 핵심은 孝

『지장본원경』 제1품에 도리천품이 나옵니다. 거기에 보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49일 안에 선업을 닦지 못하면 그 부모는 중음신이나 죄 지은 것에 따라 지옥에 가버린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7품에도 49일이라는 숫자가 두 군데 나오는데 선업을 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선업이란 무엇일까요? 시조에서부터 자신에 이르기까지 할아버지 한 분만 빼도 내가 살지 못합니다. 내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할머니 한 분만 빼도 내가 존재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깊이 음미해보면 남자 계통은 씨, 즉 ‘종자’라는 말이고, 여자 계통은 밭이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이 인류는 모두 다 씨와 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 또한 씨와 밭을 통해 생성됩니다. 어느 날 하나님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천상, 인간, 수라, 아귀, 축생, 지옥이 있는데 이것을 육도라고 합니다. 육도가 천배 있는 것을 소천세계라고 하고 소천세계가 천배 있는 것을 중천세계라고 하고 중천이 천배 있는 것을 삼천대천세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삼천대천세계가 스무 개나 있다고 하고 그것을 찰종세계라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예불 볼 때, ‘시방삼세 제망찰해’라고 하죠? 이십 개의 찰종세계가 항하사 모래 수보다 많다, 그것을 헤아릴 수가 없으니까 ‘우주’라고 한다, 그 우주가 찰해라는 말입니다.

그 우주 속에서 나 하나가 살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서 내 조상을 내가 안 받들고 내 부모를 내가 안 받들면 누가 받들겠습니까. 선업은 곧 부모와 조상을 바르게 모시는 일이 됩니다. 그런데 부모와 조상을 모시지 않는 사람을 이 세상에서는 악인이라고 합니다. 자기 부모와 조상을 괄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성불하시고 6년간 종단을 꾸린다고 갖은 고생을 한 다음에 아버지 정반왕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석씨를 가진 아들은 다 스님으로 만들었고 자기 어머니도, 부인도, 아들도 스님으로 만들었습니다. 남은 이는 아버지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딴 사람을 양아들로 앉혀 놓고 석가족은 거의 다 스님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머니가 계신 도리천에 올라갑니다. 그곳에서 도리천 사람들을 다 불러놓고 말씀하신 것이 『지장본원경』입니다. 『지장본원경』의 핵심은 ‘효’입니다. 부모님이나 조상님에 대한 예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처님 말씀에 효경도 있지만, 『지장경』으로 인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49재도 지내게 되는 것입니다.

‘후광’ 멋지다면 수행하라

『지장경』을 보면 지옥이라고 하는 말이 수없이 나옵니다.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가만히 관찰해 보니 자기 어머니가 지옥에 있는 것입니다. 3년 만에 도를 통해 신통을 얻은 목련존자가 부처님께 ‘어머니를 데리고 오겠다’고 말씀을 드리자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옥 앞에 가서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목련존자의 신통으로도 열지 못한 것입니다. 부처님께 다시 가서 하소연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껄껄 웃으시더니 쇠가 달린 지팡이를 주면서, 거기에 가서 세 번 쾅쾅 울려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지옥문이 쫙 열리는 겁니다. 그것을 빗대서 만든 것이 여러분이 잘 아시는 소종, 대종입니다. 그래서 종 불사를 하게 되면 무간지옥에 들어간 조상들을 구제시킬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수행자라면 조상님들이 전부 천도가 되게 돼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지장보살님이 부처님의 상대가 되어 우리 인간이 알아듣도록 해 놓은 것이 『지장경』입니다. 『지장경』대로 여러분들이 살면 만고의 효자, 효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장경』을 보라고 하면 잘 안보더군요.

사람이 죽어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그 중간에 있는 것을 중음신이라고 합니다. 그 기간이 49일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지장경』을 일주일에 한번씩 7번만 읽으라고 책을 주면 ‘예’ 해놓고 갈 때는 그냥 덮어놓고 갑니다. 인간이 그렇게 잘나고 잘 배운 것 같지만 실제 하는 짓은 실천이 너무 부족합니다. 산에 가면 나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 어르신들에게 산에 가서 나물 한 포대를 뜯어 와서 팔자고 하면 죽어도 안하려고 그럽니다. 내가 누구냐, 내가 왜 그런 것을 하느냐, 이런 식입니다.

하지만 그 나물 좀 뜯으면서 열심히 입으로 염불하면 좋잖아요. 게다가 『지장경』을 열심히 읽으면서 하면 더욱 좋잖아요. 그런데 참으로 망상이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하세요. 그러면 여러분들은 화장을 안 해도 얼굴이 환해 집니다. 부처님 탱화 뒤에 동그랗게 그려진 것을 후광이라고 합니다. 수행하면 그렇게 빛이 난다는 말입니다.

후광을 내려면 수행을 해야 합니다. 그저 입으로는 염불을 하고 생각으로는 ‘어머니 뱃속에서 생겨나기 바로 직전 내가 무엇이냐’ 그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찌 이 몸을 받았는가’, ‘이뭐꼬’, ‘이것이 무엇이냐’ 하고요. 숨 한번 들이 쉴 때 ‘이’, 내 쉴 때 ‘뭐꼬’ 이렇게 하면 어떤 염불을 해도 의심이 커집니다.

그러다가 발뒤꿈치만 채여도 깨칠 수가 있고, 누구 말 한마디만 들어도 깨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불자로서 완전한 수행이지 그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 전부 다 번뇌망상이어서 백날 절을 오가도 안 되는 겁니다.

부처님이 그것을 ‘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그 말이 발보리심이다’, ‘내가 부처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들 딸 키워 손주보고 나면 시민선방으로 들어가세요. 거기 앉아서 ‘이뭐꼬’ 그러게 해 보십시오. 그렇게 불자답게 처신하는 것, 그것이 ‘효’입니다. 효를 근본을 삼는 것이 이 『지장경』이라는 말입니다.

‘돈’욕심은 이제 그만

『지장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생명은 연장할 수 없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연장하려해도 안됩니다. 전생의 업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늘여낼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무상하잖아요. 때가 날 기다려주지 않아요. 그냥 흘러가 버립니다. 그래서 삼일간 마음을 닦는 것은 성불을 기약한 것이고, 백년간 탐욕은 천만지옥으로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일 간만 ‘이뭐꼬’ 찾아도 성불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천만년을 못가는 이유는 매일 앉아서 돈에 욕심을 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재미나게 사세요. 아들이 먼저 죽었다고 울 것 없습니다. 그것은 제 명으로 살다 간 겁니다. 저는 저 사는 것이고 나는 나사는 것이지, 결혼 시키는 데까지 부모의 책임이 있다고 했지만 하 그 놈이 제 명 살다 가는 것인데 그것까지 어떻게 책임 집니까. 그런데 여러분들은 책임을 진 것처럼 얘기를 하고 울고 합니다. 자식, 손주가 이 세상에 나와서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병이 잦고 단명 하는 것은 자신의 팔자지 부모가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그런 것은 염불로서, 참선으로서, 건너뛰기 하십시오. 그러면 만고에 자유로운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9월 11일 부산 범어사 설법전에서 봉행된 ‘제3회 지장 100일 기도 및 고승초청대법회’ 10재 법석에서 해남 대흥사 조실 천운 스님이 설한 법어를 요약 게재한 것이다.


천운 스님은

1932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스님은 1947년 월정사에서 지암 스님 계사로 사미계를, 1958년 선운사에서 지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스님은 1960년 선운사 도솔암에서 강원 대교과 과정을 수료하고 송광사, 용암사, 도갑사 등에서 수선안거했다.
구례 화엄사, 해남 대흥사 주지를 역임하고 현재 해남 대흥사, 광주 향림사 조실을 지내며 후학을 제접하고 있다. 저서로는 『알고 가는 길』, 『끝없는 행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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