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야 말로 포용정책 펼 때

기자명 법보신문

효 림 스님
실천불교 대표

북한의 핵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도 핵을 보유하는 것은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핵은 없어져야 한다. 이번 북한의 핵 문제를 기회로 반핵 평화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면 좋겠다. 미국을 위시하여 핵을 보유한 나라들은 새롭게 그 위험성을 인식하고 신속히 파기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 그리고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마치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이 현 노무현 정권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격히 잘못된 주장이다. 이미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포용정책은 노무현 정부에 와서 보다 많은 효과와 결과를 가져 왔다. 그 결과 지금은 개 성공단이 가동되고 북한은 남한에게 많은 문호를 열어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포용정책의 성과를 애써 무시하고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기회 있을 때마다 포용정책을 평가절하하고 방해 했으며, 정책의 폐기를 요구했다.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압박하라고 주장해 온 것이다. 심지어 몰지각한 일부 인사들은 미국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종하고 우리도 강경일변도로 북한을 압박하라고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오늘 북한 핵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의 부시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부시정부에게 단독회담을 요구했다. 미국에서조차 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요구를 못 들어 줄때는 왜 못 들어 주는가를 회담을 통하여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무시했다. 무시하는 태도는 이번 한번이 아니다. 처음부터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북한은 끝없이 미국에게 자신들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달라고 요구했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언제나 미국의 답변은 같았다. 먼저 핵을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북한에게 백기투항을 하라는 것과 같은 요구다. 이제라도 미국은 북한의 말에 귀를 기울리고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감히 너희들이 어찌 핵을 보유해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는 식으로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수단만 사용한다면 북한은 더욱 높은 단계의 핵개발로 나아갈 것이다.

북한 핵은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다. 모두들 냉정을 찾고 가장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한다. 감정만 앞세워 군사력을 동원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그동안 우리가 무조건 퍼주기만 했는데 그 대가가 핵이냐. 왜? 우리의 등에 칼을 꼽느냐. 우리도 복수를 하자는 식의 주장은 하지 말라. 그것은 정말로 재앙을 가져 올 수 있다. 북한은 누구를 공격하고 전쟁을 하기 위해서 핵을 개발한 것이 아니다. 그럴 능력도 없다. 자신들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핵을 개발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핑계만 있으면 전쟁을 했고, 약소국가를 자신들 마음대로 침략했다. 최근의 이라크 전쟁도 그렇다. 생화학 무기 등 인류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위험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여 침략을 했다. 아직도 생화학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은 자신들의 오류를 사과하지 않았다. 만약 이라크가 정말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미국이 그렇게 쉽게 이라크를 침략 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분명 비상한 사태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노무현 정권이 대북정책을 실패한 결과라는 억지논리로 몰아붙이고, 노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동안 포용정책으로 남북이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포용정책은 북한이 남한을 가장 신뢰하게 하지 않았는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