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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예산, 대폭 늘려야

기자명 법보신문

윤청광
방송작가

불교의 사명과 목표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에 있다.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고해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 바로 불교의 사명이자 목표라는 말이다. 불교의 목표가 ‘상구보리’에만 있다면 그것은 ‘불교를 위한 불교’일 뿐,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고해 중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이상한 집단’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기에 불교가 처절한 자세로 추구하는 ‘상구보리’는 결국 ‘하화중생’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하화중생’은 과연 무엇인가? 한마디로 하자면 그것은 ‘교화활동’이요, 포교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동안 우리 불교계, 특히 대표적인 종단들은 큰 절 짓고, 큰 불상 만들고, 큰 종 만들고, 수행하고, 먹고 사는 일에만 매달린 채 포교와 교육 사업에는 등한시해 왔던 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불교 최고의 목표인 포교와 교화사업은 소홀히 하면서 포교에는 별로 돈도 들이지 않았고 노력도 별로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 11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 14대 중앙종회는 제 5대 포교원장에 혜총 스님을 모셨지만, 우리나라 대표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포교원 1년 예산이 겨우 20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한 가지만 보더라도 한국의 대표 불교종단이 포교에 얼마나 소극적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1년에 겨우 20억 원 예산이라면 그 중에서 인건비, 관리비, 사무비 등 경상비를 지출하고 나면, 과연 얼마의 예산으로 포교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인가?

법당 한곳 신축하는데 몇 십 억 원이 소요되는 대형불사가 1년이면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판이요, 조그마한 사찰이나 암자에서도 5억, 10억짜리 불사를 다반사로 벌이는 판국인데, 포교원의 1년 예산이 겨우 20억 원이라면 이것은 ‘포교활동 시늉만 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부족한 예산으로 포교원을 운영하다보니, 포교원에서 역점 사업으로 매년 시행하고 있는 ‘포교대상’도 다른 개별적인 단체가 주는 상보다도 상금이 적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종단의 포교원에서 1년에 한번 시상하는 ‘포교대상’은 그야말로 가장 권위 있고, 품격 높고, 가장 우러름을 받는 그런 대상이어야 할 것인데, 우선 상금의 액수부터 다른 상에 비해 적은 액수이고 보니, 초라해 보이기가 그지없다.  물론 모든 상(賞)이 상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그 권위와 영광스러움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대표 종단의 포교원이 주는 ‘포교대상’이라면 그 권위와 이름과 영예에 걸맞는 액수의 상금이 수여되는 게 옳은 일 아니겠는가? 그리고 우리나라 책문화의 효시였던 불교인데, 불교출판은 지금 존폐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 불교출판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불교출판협회가 ‘올해의 불서’를 매년 10권씩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포교원에서라도 이런 ‘좋은 불교책’은 매년 일정량을 구입해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기증할 수 있는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1년 예산 20억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올해의 불서’는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1972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던 ‘방송작가 초청 불교세미나’는 방송작가가 200명 내외였던 시절에는 종단 분규가 없는 한 매년 1회씩 열릴 수 있었고, 포교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최근에는 예산상의 이유로 2년에 1회씩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바, 최근의 방송사, 방송채널의 확충으로 방송작가가 무려 1700여명에 이르고 있고, 1회에 40명으로 참가를 제한하고 있어서 매년 개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아무튼 포교원은 이제 혜총 스님을 제 5대 원장으로 모시고 새 출발을 하게 되어 유아원에서부터 각 직능단체 포교에 이르기까지 더 큰 발전이 기대되거니와 종단에서는 포교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포교원 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획기적인 포교활동 강화를 뒷받침해주는 일대 영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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