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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정영숙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1주일 가행정진 끝에 자성염불 성취
새벽 예불·염불·좌선으로 하루 시작

철야정진 참석후 적게 먹고 조금 자고 가행정진을 해보라는 스님 말씀을 따라 아기를 안고서도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가행정진을 했다. 이상한 것은 나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와는 달리 모든 상황들이 나의 수행을 도와주는 것만 같았다.

가행정진을 시작하면서 인터넷 정토선 카페도 잠깐씩 들러 궁금한 것만 보고 나가기를 일주일 정도 지난 월요일 새벽 염불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났다. 성악가의 목소리도 아니고 굵은 남자 목소리에 아름다운 음율까지. 놀랍고 기쁘고 환희로울 뿐이었다. 이렇게 정토선 1차 관문인 자성염불 단계를 성취할 수 있었다.

염불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면 세시쯤 된다. 예불과 염불, 좌선 등 새벽수행을 여섯시까지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루 종일 귀로 듣고 입으로 염불하며 마음으로 부처님을 예경하지만 새벽수행과 한 달에 두 번하는 철야정진은 나를 참으로 풍요롭게 한다. 천진불인 아기들과의 하루는 참으로 행복하고, 한가로워도 게으르지 않으며 몸은 바빠도 마음은 여여로우며 경계에 부딪쳐도 나무아미타불 육자명호로 쉽게 해결이 된다.

그러면서 한가지 작은 소망이 생겼다. 작은 공간이라도 염불당을 마련해 염불정진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들을 조복받아 밝고 고운 마음을 아름답게 색칠하고 싶다. 서산에 지는 해가 노을을 물들이는 것처럼.

그동안 17년을 절에 다녀도 내가 변하지 않았던 것은 업장을 녹이지 않고 쓰레기를 수면 아래 가라앉히듯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염불은 부처님의 힘을 빌려 나의 업을 녹인다. 그러면서 나를 변화시켜간다. 변화는 일상생활로 이어졌다. 염불수행 후 오후불식과 오계를 지키려 노력하니 육식과 오신채는 자연히 멀리하게 되었다.

어느 날인가 함께 염불수행하는 도반의 오해로 어려움을 겪고 마음고생을 하다가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산란하여 고성염불을 하였다. 그런데 고성염불 중 갑자기 향내가 나며 천자에서 상서로운 꽃잎이 떨어졌다. 온몸이 환희로움으로 가득차면서 내 몸 세포 하나까지도 나무아미타불 염불로 채워짐을 느꼈다. 새벽에 일어나 자성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갑자기 고압선 우는소리가 들리더니 내 온 몸이 박하사탕 먹은 후 화한 느낌처럼 변하며 온몸이 환희롭더니 열이 내리고 몸이 가뿐하게 일어날 수가 있었다.

남들 때문에 괴롭다는 생각들이 내 탓이라 생각되니 나를 낮추고 다스릴 수 있었고 안보이던 행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7년을 절에 다니면서도 좌선을 해보지 않았던 나는 정토선 2차 수행후 염불삼매를 경험하게 됐다. 그런데 머리로는 집착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좌선만 하면 삼매에 집착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철야정진 때 집착을 끊으려 좌선을 하지 않고 여섯 시간 동안 절만했고, 그 후로 흔들림 없이 여여하게 정진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알에서 갓 깨어난 병아리다. 어미 닭이 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정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산을 좋아해서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가는 남편을 이젠 연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가족들도 내 모습을 보며 시나브로 부처님 법에 물들어 가길 바란다. 선용 스님과 도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주부(52·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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