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겐지이야기』라는 일본의 대서사 문학이 번역되어 예상외의 히트를 쳤다. 수많은 일본 만화와 소설의 소재가 된 책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일본 만화 매니아층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중세 일본의 황자로 태어나 당대의 수많은 여인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겐지이야기』는 일본의 대표적인 불교문학으로 설명된다. 12세기부터 이 책은 법화경과 천태교학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소설이자 헤이안 시대 일본인들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글로 설명돼 왔다.
일본 불교문학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개설서가 번역됐다. 동국대 일어일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환기 교수와 요시모토 하지메 교수가 오쿠보 료준 등이 엮은 『일본 불교문학의 이해』를 한국어로 번역 출간했다.
“불교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친숙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 한 ‘서민 불교사’”라는 이시가미 젠노의 설명처럼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불교설화나 불교소설은 가장 쉽게 불교를 만날 수 있는 창구였다. 그래서 불교문학개론을 쓴 오노 겐묘는 ‘모든 불경은 문학의 보고’라고까지 설명했다.
이 책에는 일본의 불교문학과 함께 인도, 중국의 불교문학이 소개돼 있다. 아쉽게도 한국의 불교문학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내에서도 불교문학을 설명하는 논서를 찾기가 어려우니, 일본학자들에게 한국불교문학은 존재하지 않는 영역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