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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 수행 김은희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결혼 후 시댁과 갈등 겪으면서 빙의 걸려
병원 치료에 천도재·기도해도 호전 없어

신심 돈독한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부모님 사랑 받으며 별다른 문제없이 잘 자랐고,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댁에 들어가 살았는데, 시댁은 종교부터 달랐다. 거기다가 집안 가풍이 너무나 달라서 스트레스와 갈등 속에서 매일 매일이 힘겹기만 했다.

그러던 중 시동생의 결혼식 전날 시숙모님의 무모한 행동에 크게 놀라면서 빙의라는 병을 얻게 되었다. 심한 두통과 온몸을 가누기조차 힘이 들고 내 의지대로 삶을 살아갈 수가 없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가정을 꾸려가기가 어려워 친정 어머니께 아이들을 맡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병을 고쳐보려고 병원에 다녔으나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았다. 이어 한의원에서 침과 탕약으로 치료를 해 보았으나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

그렇게 두어 달이 지나자 친정어머니는 절에 가보자며 손을 이끌었다. 스님은 빙의가 틀림없다며 천도재를 지내자고 하여 기대를 갖고 천도재를 지냈으나 별 효험이 없었다.

빙의란 참으로 무서운 병이었다. 스님은 다시 병원에서 치료해보라고 하셨다. 그후로 5년 동안이나 약을 먹으며 치료를 시도했으나, 나중에는 약물중독이 되어 혀가 마비되고 입술이 마비되어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몸과 마음은 병이 들대로 들었고 그동안 천도재며 약값으로 지출한 돈도 적지 않았다. 그때는 너무나 괴로웠기에 돈도 아깝지 않았다. 오로지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만이 살길이었다. 그러나 무관심한 시집 식구들과 내담한 남편에 대한 원망은 날로 쌓여만 가면서 그 억울함과 분함에 가슴속 화병까지 생겼다.

그래도 부처님과 전생에 인연이 깊었던지, 훗날 생각하니 무속인을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오직 절에 의지했다. 큰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걷지도 못하는 막내를 데리고 매일 20여분 거리에 있는 절을 다녔다.

그러면서도 별다른 차도를 보지 못하고 빙의가 지속되면서 화도 나고 아프고 괴롭고 죽고싶은 심정뿐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 혼자 이렇게 지옥살이를 하면서 죽어가는구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새벽녘에 홀로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뛰어내릴까 하는 생각을 한 것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마음이 괴로워지면서 감기 한번 앓지 않았던 건강한 몸에 병이 생기기 시작했고 병원에 드나들며 수술도 여러 차례 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설상가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던 중 하루는 기도하는 스님께서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방생기도를 해 보자고 했다. 그래 진해 바닷가에 가서 손바닥만한 거북이 세 마리를 방생하고 스님께서 정성으로 기도를 해주었다.

그 덕분인지 IMF를 맞은 시점에 남편이 승진을 하여 수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수원은 친정에서 가까워 정신적으로 많은 위로가 되었다.

남편도 나를 돕기 시작했다. 절에 의지하는 나를 위해 앞뒤로 절이 있는 곳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그런데 생면부지의 이곳 사람들은 아프고 힘든 나를 보면서 위로를 하는 게 아니라, 수군대기 일쑤였다. 안되겠다 싶어서 버스를 타고 조금 떨어진 절에 다니게 되었다.

그곳에서도 기도를 해보았으나, 별 효용이 없었다. 그더던 중 어느 선원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바로 그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주부(46·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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