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정도론』⑩

기자명 법보신문

위빠사나는 찰나삼매 일어날 때 가능

『청정도론』의 마지막 부분인 혜학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 선정을 전제로 하지 않는 순수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4가지 선정 수행에 대해 설명해 본다. 앞서 간단히 설명하였듯이 4색계선으로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다섯 덮개(五蓋)를 일시적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찰나삼매가 해주며, 순수 위빠사나는 이 찰나 삼매가 일어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청정도론』은 말한다. 이 부분을 다음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위빠사나 수행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예비적인 단계로 4가지 보호하는 명상 수행에 대해 설명해본다.

현대의 위빠사나 수행법을 대중화한 미얀마의 마하시 스님(1904-1980)은 선정 수행의 힘이 약한 상태에서 위빠사나 수행를 닦으려 할 때, 수행자의 심리적인 안정과 정진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네 가지 보호하는 선정수행이 필요하고 한다. 1)부처님의 9가지 덕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佛隨念, buddhanusati), 2)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자애명상(慈觀, metta bhavana), 3), 육체의 부정관(不淨觀, asubhasanna), 4)죽음에 대한 마음챙김[死念, maranasati]이다. 네 가지 보호하는 선정수행 가운데 뒤의 세 가지 수행은 『청정도론』에는 어떤 성향의 수행자에게도 유익한 일반적인 명상의 주제(sabbatthaka-kammatthana)로 제시되어 있다.(Vism 97, 『청정도론』 1권 291쪽) 이 4가지 수행법은 선정수행의 주제가 되는 수행법들인데, 마하시 사야도는 위빠사나 수행에 직접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이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들어가라고 가르치고 있다. 위의 각 수행법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선정(근접삼매에서 사선)까지 이를 수 있지만, 실제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좌선할 때 위빠사나 수행으로 들어가기 전에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 정도 하게 된다.

1. 부처님의 덕에 대한 반복적인 마음챙김은 9가지 부처님의 덕(북방의 如來十號)을 반복해서 생각하는 수행이다.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한 믿음을 확고하게 하며, 수행자 자신의 수행의 목적을 확인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수행이다. 부처님의 9가지 덕 가운데 하나인 아라한이라는 덕목을 “괴로움의 원인인 번뇌를 모두 없애버리신 부처님은 공양 받을만한 분 아라한이십니다”라고 반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라한은 위빠사나 수행의 목표이다.

2. 부정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육체의 부정함을 상기하는 수행이며 육체에 대한 집착심을 다스린다. 자기 몸의 위장, 내장, 담, 피, 고름 등을 생각하면서 자신과 타인의 신체에 대한 집착을 다스린다.

3. 죽음에 대한 마음챙김은 한 번 호흡하는 사이에 닥쳐올지 모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상기하며 굳은 결의로 게으르지 않고 수행에 임할 마음을 일으킨다. ‘이 목숨 언제 끊어질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며 정진에 힘을 불어넣는다.

4. 자애명상(慈觀)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있는 존재들(衆生)이 행복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먼저 자신에 대해서 본보기로 2분 정도 자애명상을 한다. ‘내 자신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 ‘내 자신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모든 존재에 대한 자애명상을 한다.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집중적인 자애명상을 하기 위하여 한정된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을 한다. 먼저 자애의 느낌이 잘 일어나는 대상인 고마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을 향해서 자애명상을 한다. 이렇게 해서 자애의 마음이 성숙하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지, 친구), 중립적인 사람, 싫은 사람, 미워하는 사람의 순서로 자애명상을 한다. 자애명상의 초보자는 한정된 대상을 향해 자애명상을 할 때, 욕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성(異性)으로 여겨지는 대상에게 하지 않으며 죽은 사람은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제외된다.
 
김재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