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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암 스님의 역사적 사명은‘수행기틀’ 마련”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1.16 17:11
  • 댓글 0

박재현 서울불교대학원대 교수
‘한암의 선적지향점’ 발표

“한암은 불교의 외형적 기준 마련이 자신의 역사적 사명이라 믿었다. 한암에게 있어서 주된 관심사는 [선을] ‘똑바로’ 하는데 있었지, ‘왜’ 하는지에 있지 않았다. 이같은 판단이 이후 한국불교가 간화선 본래의 실존적 문제의식에서 비롯한 치열한 분심보다는,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치중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영향을 끼쳤다.”

근대 한국의 대표적인 선사로 추앙돼온 한암 스님의 지향점이 ‘깨침’의 구현이 아니라 ‘깨침 전통’[宗統], 즉 불교 수행 전통을 확립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재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 교수는 철학사상 제23호에 ‘방한암의 선적(禪的) 지향점과 역할의식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박 교수는 “한암 스님의 행적을 통해볼 때 한암은 가람과 의례, 법통 등 불교계의 외형적 기준을 세워야한다는 긴박한 사명감을 갖고 있었으며, 수행자의 규범을 제시하는데 치중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암이 외형을 강조했던 이유로 “당시 선방 수좌들과 같은 선 근본주의자들의 막행막식으로 나타나는 경솔한 현실인식과 사회적 태도”를 꼽았다.

그 한 예로 한암 스님은 ‘선사 경허화상 행장’을 기술하면서 “뒤에 배우는 이들이 [경허]화상의 법화(法化)를 배움은 옳으나 행리를 배우면 안되니 사람들이 믿되 이해하지 못한다”고 서술했다.

즉 자신의 시대적 사명이 가람, 의례, 법통 등 불교계의 외형적 기준을 세우는 데 있다고 판단했던 한암은 선 수행 과정에서 이론 중심의 수행태도를 견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학과 의례집전에 능숙하고 계행을 준수하는 숙련된 승려 양성을 제도화 하는 한편 비구와 대처, 이판과 사판이 서로 연대하는 유연한 개혁노선을 지향하는 측면으로 나타났다.

선 근본주의에 대한 한암의 비판주의적 태도는 선 우월주의보다는 교학은 물론 기도나 염불까지 아울러야 한다는 종합주의적 태도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경허의 깨달음과 행리 사이의 연속성을 끝내 읽어내거나 설득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한암의 판단은 이후 한국불교가 외형적의고 형식적인 면에 치중하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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