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대원불교대학 정규과정을 마치고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쓴 불자들의 모습.

오십 평생을 무종교인으로 살아오다 올해 초 한 지인의 권유로 불교에 입성한 A씨. ‘절에 가면 단순히 스님들 법문이나 듣고 108배나 하면 그만이겠지’하던 A씨의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간화선, 위파사나, 사경, 염불수행 등 이름도 생소한 수행법들을 접한 A씨는 어떤 것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초보정진이라면 무리하게 수행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불교교리 공부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불교교리는 초보 정진자들에게 ‘불교가 무엇인지’ 큰 맥락을 짚어주고 불교의 ABC를 차례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불교 기초교리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바로 불교교양대학이다. ‘불교교양대학’하면 포교사 양성을 위한 곳이라는 편견을 갖기도 하지만 불교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비슷한 또래의 초심자들을 만나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불교교양대학에서는 대학에서의 학번 개념인 기수별 신행 활동도 함께 할 수 있으며 졸업한 이후에도 기수별 모임이 이어지기 때문에 소속감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는 3월 초 일제히 개강하는 전국의 수많은 불교대학 중 어느 곳이 나에게 가장 적합할까.

먼저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원불교대학은 불교 중흥과 대중화라는 장경호 거사의 원대한 꿈이 담긴 곳으로 불교 최초 교양대학이다. 부부 혹은 가족이 함께 등록할 때는 수강료의 50%를 할인해주는 장학혜택이 주어지며 성적우수자와 스님에게 역시 특전이 주어진다. 특히 불교상담심리치료학과 졸업 후에는 2급 불교심리상담사 자격증이 부여되며 불교학과 졸업 후에는 법사고시에도 응시할 수 있다.

대한불교총본산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조계사불교대학은 신입생 60명의 소수 인원을 체계적으로 공부시키는 대표적인 불교대학이다. 신입생들은 불교대학 학생회에 자동 가입되어 삼천배 용맹정진과 봉사활동 등의 수행과 실천도 함께 병행할 수 있다.

동산불교대학은 직장인들을 위한 2년 과정의 불교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인도불교사부터 유식, 정토, 법화사상 등 전문적인 불교사상을 배울 수 있다. 교수진들은 전원 동국대 또는 승가대 교수이며 타불교대학과 다르게 불교한문학과, 불교장례문화학과 등 불교문화강좌도 마련돼 있다.

안양불교대학은 안양 지역 유일의 불교교양대학이다. 기초반, 야간반 이외에도 경전반이 따로 마련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전반에서는 소품반야경, 금강경, 참선수행법을 권기종 동국대 명예교수가 직접 강의하며 기초반과 야간반 역시 동국대 법산 스님, 현각 스님, 불자방송인 엄앵란 씨 등이 강의할 예정이다.

동방대학원대학교 문화교육원은 불교기초교리 이외에 타불교대학에서는 배울 수 없는 강좌들이 많다. 특히 인경 스님이 지도하는 ‘마음바꾸기’는 현대인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우울증 또는 강박증과 같은 불편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명상수련을 할 수 있는 강좌이다.

부산불교교육원은 지난 18년간 약 1500여 명의 불자를 배출시킨 부산의 대표적인 교육도량이다. 예불문을 시작으로 천수경, 반야심경, 참선 이론 및 실수, 마음 다루기와 다도 등 정진과 실천을 겸비한 강좌들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대부분의 불교대학교육과정은 1년~2년 과정이며 수강료는 30~40만 원대이다. 불교교양대학 입문과정의 경우에는 매주 1~2회 출석해야 하고 문화강좌 혹은 특수강좌 등은 단과로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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