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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전근홍 씨 상

기자명 법보신문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 죽음 보고 공포
백봉 선생님 첫 법문 듣고 생사해결 확신

초등학교 6학년 때 앞자리에 앉던 친구가 장티푸스에 걸려서 죽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1주일이 지나도 그 친구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됐다.

겨우 13살이었지만 친구처럼 병들어 죽거나 아니면 80까지 산다고 해도 죽는 것만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났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과학시간에 가도 가도 끝이 없다는 우주에 대해 배우면서는 죽음과 우주에 관한 생각만 하게 되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고등학교를 가서도 마찬가지여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죽음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무엇을 하던지 삶의 의미가 없어 보였다. 부모님을 따라 교회를 가서 목사님의 설교를 열심히 들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내 머릿속을 사로잡은 죽음에 대한 문제는 떠나질 않았다.

죽음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직업을 갖는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고, 현상보다는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에서도 공부보다는 우주와 당면한 죽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신적인 수련이나 집중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시절에 2년 늦게 대학에 들어온 중학교 때 단짝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형님의 영향으로 불교 공부를 하고 있었고, 친구를 따라 절에 가게 되었다. 그때 생각은 절에 가면 참선을 하는데 나는 참선 대신에 정신집중을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절을 찾아가게 된 것이다.

금정사가 첫 번째 찾았던 절이다. 법당에 들어가 친구처럼 좌선자세로 정신집중을 하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고 아주 편안함을 느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친구가 어떤 도인에게 공부하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이젠 절이 낯설지 않았기에 선뜻 따라 나섰다.

일반 가정집 같은 곳이었는데,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으니 노인 한분이 들어오면서 “거지들 왔나”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백봉 김기추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백봉 선생님은 “불교공부란 죽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 육신이 허공에 살고 있으니 이 허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사 문제가 해결 될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법신으로서의 나라는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오랫동안 가져왔던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불교 공부를 하게 되면 반드시 죽음에 대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날 이후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매일같이 저녁에 설법을 들으러 다녔고,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철야정진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러던 중 1주일 철야정진에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3∼4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정신이 들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렇게 경기도 용인에서 1주일 철야정진을 마치고 도반들과 배를 빌려 저수지로 가서 노를 저어 가다가 문득 나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 배가 가고 오는 것을 느꼈다.

보림선원 총무(56·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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