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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지장보살 김영식

기자명 지현 스님
고시 공부하던 청년

다시 한의학으로 전환

결혼 후 떠났던 그가

2년이 지나 돌아왔다


20여 년 전쯤 지장보살이라 불리는 김영식은 청량산 아랫마을로 찾아왔다. 그가 왜 지장보살이라 불렸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아마도 그의 깍은 머리와 둥근 얼굴의 윤곽이 법당의 지장보살과 흡사해 공부하는 학생들과 보살들이 그렇게 불렀을법하다.

그는 아래 마을에 방을 하나 얻어 스스로 밥을 해 먹으며 고시공부를 했다. 고시 공부에 매진하던 그는 어느 때부턴가 책을 덮고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녔다.

2∼3년 산을 타고 다니던 그는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에 몰두했다. 이번에는 한의학을 공부한다는 것이었다. 한의학과에 들어가 한의사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는 많은 책을 읽고 여러 가지로 자기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 허나 그것은 그의 꿈일 뿐이었다. 2∼3년을 그렇게 공부하던 그는 그의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책을 덮었다.

책을 덮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매일같이 절로 올라와 법당에서 혼자 하루종일 기도를 했다. 참으로 열심이었다. 백 배 천 배씩 올리며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했다. 청량산 청량사 유리보전 약사여래불 앞에서 그는 매일같이 '약사여래불' 정근을 했다. '약사여래불, 약사여래불…' 절을 올리며 단주를 굴리는 그의 등엔 땀이 배었다. 지장보살 김영식은 그처럼 매일 기도하러 절을 찾았다. 나는 그가 기도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그가 보이지 않았다. 매일 보이던 그가 보이지 않자, 절에 있던 신도들도 의아해 했다. 그러던 얼마 후 그는 의기양양해 하며 산으로 올라 왔다. 싱글싱글 웃으며, '저 결혼했어요'하며 뜰 떠있는 그는 아주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절 아래 마을을 떠났다.

2년 전쯤 지장보살 김영식은 웬일인지 절 아래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그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는 기도를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전처럼 간절한 기도를 그는 계속 하고 있었다. 그는 여자와 이혼하고 다시 절 아래 마을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지현 스님<봉화 청량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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