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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스님]화합이 중도다

기자명 법보신문

산에는 벚꽃이 점점 꼭대기로 다투어 오르고 연못에는 바람 따라 날아온 꽃잎이 한가롭게 흐르고 있다.

한미 간에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놓고 시작된 줄다리기가 더 이상 우리 농촌만은 개방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성난 농심은 그칠 줄을 모른다. 사실상 협상이 타결 됐지만 앞으로 검증과 비준 과정이 더욱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쁜 와중에 급한 볼일이 있어서 항구에서 배를 기다렸지만 만선이라서 타지 못하고 다시 다른 쪽 항구로 달려와서 겨우 배에 올랐다.

섬에서 육지로 나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형편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되지만 밤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제3의 길이 필요한 셈이다.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고 나서 녹야원으로 달려가서 처음으로 다섯 명의 고행승 앞에서 깨달은 내용을 설법 하였는데 이것을 초전법륜이라고 한다.

“비구들이여 출가한 사람은 두 가지 극단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 그 첫 번째 극단은 관능이 이끄는 대로 욕망의 쾌락에 빠지는 것인데 이것은 천하고 저속하며 어리석고 무익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극단은 바로 너희들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 수행을 삼는 것인데 이것은 괴롭기만 할 뿐 천하고 무익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비구들이여 여래도 한때는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양극단을 버리고 중도를 깨달았다. 그 중도에 의하여 통찰할 수 있는 능력과 인식을 얻게 되었고 그로부터 적멸의 열반에 이르렀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 바쁘고 선점을 노리는 강대국들과의 싸움이 치열하다. 과거 냉전의 질서는 막을 내린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는 한반도에서는 그 동안 위기였던 형국을 다시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좋은 시절인연이 오는 것 같다. 양극단의 길을 떨쳐 버리고 함께 잘사는 길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올해는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큰 행사가 있어서 벌써부터 이합집산하여 시끄럽지만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들이 양극단의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 화합하여 남북을 통합하고 자연환경까지도 하나임을 깨달아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중도를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부처님께서는 실천 덕목으로 여덟까지 바른 길을 제시해 놓았는데 이것이 팔정도이다. 모든 것이 바름으로 통하면 너와 남이 없고 남과 북이 사라져서 중도의 세계가 나타나지만 무늬만 중도를 표방하고 실천이 없다면 웃음꾼들의 말처럼 긴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서 비웃음을 사고 말 것이다.

중도의 세계는 한 마디로 승가의 덕목인 화합이다. 승가는 세상에 한 발 앞서서 먼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무심한 봄바람은 차별이 없어서 온갖 꽃을 피우고 새싹을 불러낸다.

지구촌 끝까지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서 세계일화의 꽃이 활짝 피기를 발원해 본다.

거금도 금천 선원장 일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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