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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범어사-대웅전 흰범

기자명 법보신문

대웅전의 오른쪽 바깥벽 위쪽에, 아주 멋들어진 품새로 서서 바라보는 범 그것도 흰범-백범白虎이 그려져 있다! 지붕이 앞뒤로만 있는 맞배집이어, 훤히 드러난 옆벽이나 그 때문에 비바람 맞으므로, 드리워 막은 바람마개-방풍防風널板에 가려 얼른 보이지 않는 곳에.
범虎-호랑虎狼이만 아니라 왼쪽부터, 두루미사슴까지 그려져 있다. 모두가 기리는 흰빛-백호白虎·백학白鶴·백록白鹿이다! 죄다 눈길 사로잡는 것! 사슴은 흙 떨어지고 지워져 날렵한 앞다리 둘만 살짝 보임. 저마다 (붉은)나무-소나무나, 흰꽃이 핀 매화나무들 아래 서 있다.

멋지게 굽어 비켜선 묵은 소나무 앞의 범은, 잘쑥한 허리, 위로 굽어 솟은 긴 꼬리, 머리와 윗몸을 앞으로 제껴(젖혀) 선 듬직한 몸매에, 슬기찬 눈망울과 웃음 머금은 긴 입들- 그 그린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짐승의 임금인 범이라- 뫼山임금山君에 산신령山神靈으로, 산신사자山神使者이자, 시자侍者에서 드디어는 비바람불風水火災 쫓는 이虎逐3災로, 나아가선 귀신으로부터 집과 가족食口 막는 지킴이가 되었다. 그리해, 절山寺에서는 이를 산악(=산신)신앙에 절 곧, 가람(=가람신)신앙으로 안았겠다.

범은 (칡덩굴같은) 줄무늬가 있어 칡범=갈葛범이라 부른다. 이 속에서도, 줄무늬가 마치 칼刀같으면 칼범이라해 더 센 걸로 친다. 게다가, (돌연변이인) 드문 흰범-백호는 더욱 기린다. 이는 백호百虎와도 글이 같으니 곧, 흰백白범 한마리가 온=100百몫을 한다는 뜻! 바로 백학, 백록도 마찬가지 뜻. 범은 즈믄=1,000살 살며 500살에 흰털-백범 된다한다, 사슴은 1,500살에 희게 된다며.

어쨌거나, 범은 (앞)다리와 발이 전동箭筒과 소댕(솥뚜껑)처럼 굵고 커(서) 듬직하니, 「죽어도 앞다리는 쓰러지지 않(는다)」으며, 큰-왕방울=고리(環眼)=등잔눈이 깊이 빛나, 「나무호랑이」가 아녀, 「꼬리 감출 줄 모르는 (범)」 이로, 우린 믿고 가까이해온다.
더구나, (해 없는) 새벽·저녁과 밤에 움직이므로 집에 나는, 불을 비롯한 3재를 지키는 쫓음이로 내세운 것! 게다가, 「털(을) 아끼는 범이라 불 겁낸다」(하)니!

나아가, 절의 본채인 대웅전에 그려져, 대흥사·통도사의 나한전 바깥벽에 그려진 흰범과는 자리매김(장소와 격)이 이미 다르다. 대웅전(3×3칸, 다포, 보물434)은, 불탄 임란 뒤 다시 짓고 손보아 오면서(1602중창, 1658삼창, 1713중수·단청, 1876단청) 꼴과 꾸밈·그림(단청)이 빼어난, 승려(僧匠)들이 스스로 지은 집.

하지만 보다시피 이제, 떨어지고 낡아 희미하기만 하다. 하나뿐인(두루미·사슴쪽도!), 가장 뛰어난 작품! 자꾸 바래지고 있어 하루빨리 지킬 길 찾아야! 더우기, 해ㅅ빛 오래받는 남면-맞은쪽 벽그림은 벌써 다! 사라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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