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새긴 부처님을 석불, 두루마리 축에 그린 부처님을 괘불이라 부르면서 왜 불화만 유독 불화라 부르는가. 고려시대는 물론 조선초까지 화불이라 부르던 것이 조선후기부터 불화라고 조금씩 쓰이기 시작했다. 불화는 불교에 대한 신앙심이 없는 학자들에 의해 쓰인 용어다.”
고려화불 특별초대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고려 화불에서 불화로, 다시 화불로 부활’을 발표한 허흥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불화라는 용어 대신 화불이라 쓰는 것이 올바른 용법”이라고 주장했다.
불화가 부처가 그려진 그림이라는 의미인 데 반해 화불은 그림으로 화현한 부처님, 즉 신앙의 대상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고려사에는 화불만 3회,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화불만 13회가 검색됐으나 불화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며 조선후기부터 불화라 부르는 용례가 나타나지만 화불이 훨씬 많이 쓰였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화불은 석불이나 괘불처럼 신앙의 대상으로 사용한 용어”라며 “학계에서는 굳이 일본에서 답습한 불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우리나라 불교계에서는 신앙의 대상물로 존숭하는 전통을 재현한다면 화불을 버리고 불화라는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탁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