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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불교 견문기 ① 불광산사

  • 교학
  • 입력 2007.04.25 14:31
  • 수정 2016.08.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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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생활불교로 피워낸 世界一花

대만은 경상도 크기의 국토에 약 2200만 명이 사는 작은 나라다. 그러나 대만불교는 티베트불교와 더불어 세계불교를 이끄는 엔진으로 일컬어진다. 세계 전역에서 대만불교계에서 설립한 대학이나 봉사단체를 찾아볼 수 있으며, 이들의 활동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눈부신 까닭이다. 특히 네덜란드와 일본으로부터 수백 년 간 식민지를 겪었음에도 대다수 국민이 정법을 선양하고 실천하는 불자라는 점도 특색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단장 토진)를 따라 4월 10일부터 14일까지 체험한 대만사찰견학은 신심과 원력으로 꽃피워낸 대만불교의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지에서는 대만 불광산사와 자제공덕회를 중심으로 대만불교의 현황과 성공 노하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사진설명>대만 불광산사의 웅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법당을 한국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스님들이 둘러보고 있다.
 

불과 60여 년전만 해도 대만에서 불교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유교·도교 등 전통신앙이 유독 강했고, 불교 또한 정법과 실천보다는 다른 종교와 습합된 기복적인 신앙형태가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불교계에 일대 혁신을 몰고 온 것이 불광산사의 성운(星雲), 중대선사의 유각(惟覺), 자제공덕회의 증엄(證嚴), 법고산의 성엄(聖嚴) 법사 등 큰스님들의 등장이었다. ‘종교를 아편’으로 여기는 공산당을 피해 중국 본토에서 수많은 납자들이 대만으로 몰려 든 것도 폭발적인 대만불교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성운 스님은 대만불교의 총본산이라 일컬어지는 불광산사를 통해 대만종교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1922년 중국 지앙쑤성(江蘇省)에서 태어나 12세에 출가한 성운 스님은 1949년 대만으로 건너온 뒤 대만 불교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인순 스님의 인간불교 이상을 이어 불교의 생활화에 진력했다. 특히 스님은 “교육사업으로 인재를 기르고 문화사업으로 부처님 법을 널리 펼치며, 자선구제사업으로 사회복지에 앞장서고, 수행으로 인심을 정화시켜야 한다”는 원력으로 1967년 까오슝(高雄)시에 불광산사를 창건했다.

 

이렇게 시작된 불광산사의 활동은 부처님의 광명이 사바세계에 두루 퍼지듯 교육·문화·포교·복지 등 다방면으로 뻗어나갔다. 작은 법당 건물 하나로 시작해 현재 3000여 명의 대중이 머무르고 100만 명이 신도로 등록될 정도로 성장한 불광산사는 30만평의 대지 위에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각종 전각 21개가 들어서 있다. 특히 축구장만한 크기로 1000여 명이 동시에 법회를 볼 수 있는 대법당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으며, 사방의 벽은 섬세한 조각들과 1만4800명의 작은 부처님이 자리 잡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성운대사의 원력으로 출발

 
<사진설명>1인용 토굴식 참선법당.
 

또 한꺼번에 4500명이 숙식하며 기도하고 회의할 수 있는 운거루, 각종 미술관과 도서관, 출판사, 홍보전시관 및 수행센터, 학교와 유치원, 노인요양소, 병원 등 복지시설, 여기에 36미터의 거대한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480명의 부처님 모신 대불성은 불광산사가 대만불교 최고의 성지임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불광산사의 활동영역은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미국 LA 서래대학을 비롯한 3개의 대학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200여 개의 분원, 세계 30여 개국으로 송출되는 TV와 라디오 방송국 운영, 일간지 발행 등 불광산사는 대만의 정치·문화·사회·교육의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대만 정치인의 상당수가 스스로 이곳 신도라고 자처한다는 사실만 봐도 이곳이 대만인들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인지 짐작케 한다.

 

특히 불광산사가 엄청난 비용과 심혈을 기울여 만든 불광대장경과 불광대사전은 오늘날 수많은 불자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불교학자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역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불광산사 3대 주지인 심정 스님은 “금강석 같은 보리심만 있으면 모든 포교는 저절로 이루어진다”며 “불광산사는 불교를 올바르게 알리고 안 것은 곧바로 실천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40년만에 세계불교 엔진으로

 
<사진설명>사경수행자를 위한 사경당.
 

불과 40년 만에 일구어낸 불광산사의 신화. 이러한 배경에는 성운 스님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한결 같은 평가다. 성운 스님은 신심과 원력으로 대중들을 수행·문화·자선·수행의 네 가지 이념으로 향하게 했으며, 출가자는 물론 모든 재가들에게 자신이 불광산사의 주인이자 세계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를 위해 먼저 교리교육을 통해 불자들이 불교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도록 함으로써 기복불교로부터 벗어나도록 했고, 참선·염불·사경 등 자신의 적성을 맞는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1인용 토굴식 참선법당 및 400여명이 동시에 참선 정진할 수 있는 여래전과 염불수행을 위한 전용공간인 옥불루, 붓으로 경전을 서사하는 사경수행자를 위한 사경당 등 수행관, 불교의 이상세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정토동굴을 건립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경내 곳곳에 불자들이 수행과 기도 후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은 물론이다.

 

또 출가자와 재가자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도 불광산사의 큰 특징이다. 새벽 4시 50분부터 시작하는 새벽예불에는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 가사를 착용하고 참여한다. 또 예불이 끝나면 곧바로 4000명이 한꺼번에 공양할 수 있는 식당 운거루에서 똑같은 음식으로 대중공양을 함께 한다. 특히 주지 스님이 새벽예불과 공양에 반드시 참석하는 것도 대중들이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설명>36미터의 아미타불과 480기의 불상을 봉안한 대불성.
 

그렇다고 출가자에게 소홀한 것은 아니다. 외국에 나가 공부나 포교하기를 원하는 스님은 불광산사의 지원에 의해 그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1년에 한 번씩 스님들의 부모를 절로 초청해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줌으로써 출가자와 그 부모 모두가 자부심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님들의 노후생활을 100% 책임지고 있어 스님들이 포교나 학문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불광산사의 재정운영은 숙박시설과 식당 및 불교용품 판매점 등에 나오는 수익금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 자발적인 보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보시를 한 공덕주들은 자신과 그 가족의 이름을 실내 벽면의 타일에 새겨 넣도록 하되 눈에 거스르지 않도록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신도 100만…세계 200개 분원

 

김관태 사찰경영컨설팅 살림(山林) 대표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불광산사의 외형이 아니라 그런 외형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든 힘에 있다”며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구분해 상호협력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운영구조를 만든 것이 불광산사의 오늘을 있게 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집행위원장 토진 스님도 “불광산사를 보고나니 대중을 이끄는 최고의 덕목은 원력과 솔선수범과 대중화합인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한국불교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신심과 실천의 재무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 불광산사=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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