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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게 복원하는 것이 최상의 보전” 한 목소리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4.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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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동서양 보존과학’ 심포지엄 개최
“성보박물관-연구소 협력시스템 구축해야”

<사진설명>대한불교조계종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4월 24일 한국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동서양 보존과학의 만남’ 심포지엄.

이탈리아 보존과학 전문가들과 한국의 불교문화재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한불교조계종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은 4월 24일 한국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동서양 보존과학의 만남’을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보존과학이란 도자기, 금속공예품, 회화 등 유형문화재의 수리복원과 보존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대학에 전문학과가 생기고, 전문가 또한 손에 꼽을 정도로 생소한 학문영역이지만,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구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그 중요성을 인식해 문화재 전문가들이 전문학교들을 설립했다. 이번에 한국의 초청된 이탈리아 전문가들이 몸 담고 있는 중앙복원학교 또한 그 같은 학교 중의 하나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유형문화유산의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조계종과 이탈리아의 보존과학이 처음으로 상호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된다.

이날 학술대회는 안병찬 경주대 교수가 ‘사찰문화재의 보존현황과 미래’를, 중앙복원학교 파트리치아 미라콜라 박사가 ‘복원과 보존을 위한 최고 수준의 연구학교-몇가지 중요 방법론들’를, 김익주 경담문화재 보존연구소장이 ‘불교 목조 문화재 보존처리’를, 중앙복원학교 로스탄자 론고 박사가 ‘다채로운 목공예품의 보존’을, 박지선 용인대 교수가 ‘한국 불화및 전적의 보존처리’를, 중앙복원학교 마루엘라 자르바 박사가 ‘이탈리아 견직물의 복원과 보존문제’를 발표했다.

이탈리아 복원전문가들이 밝힌 복원의 가장 큰 원칙은 “가능한 작품을 덜 침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복원학교에서 문화재를 복원할 때 항상 존중되는 기준은 복원 작업시 불가피할 경우에만 최소한 작품에 개입하며 모든 보존작업을 시행한다는 것이다.”-파트리치아 미라콜라 박사

“결손된 목조문화재를 복원할 경우 화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로 구성된 과학팀이 복원자들을 돕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재료의 변형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 필요한 정보들이 수집된다. 결손부위를 보완할 수 없을 경우에는 그대로 둔다.”-코스탄자 론고 박사

“모든 복원작업은 가능한 작품을 덜 침해해야 한다. 작품의 보존상태가 아주 나빠 바느질 보강작업을 할 수 없을 경우에만 접착식 보강을 하지만 이는 천의 보존상태가 아주 나빠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될 위험이 있을 경우에 시행된다.”-마루엘라 자르바 박사

이탈리아 보존과학자들의 발표는 문화재를 대하는 전문가들의 바람직한 자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내용들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학자들은 주로 현재 한국 불교문화재의 보존처리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했다.

안병찬 경주대 교수는 “성보문화재를 제대로 보관하기 위해서는 성보박물관이 보존과학 관련대학이나 연구소와 협력을 맺고 공동으로 문화재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과학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대 박지선 교수는 “최근 반세기동안 과학기술이 문화재 보존기술과 접목돼 이루어낸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문화재 자체에 대한 보존철학적 성장은 너무도 미비하다”며 “특히 불교문화재라는 신앙의 대상에 대한 보존철학적 논의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의 학자들 모두 “문화재 복원에 대한 화학적 접근이 최소한의 범위에 머물러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문화재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선제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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