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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버려야 화합 성취

기자명 법보신문

효 림 스님
실천승가회 공동대표

얼마 전에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 어떤 정치인이 부처님의 육화경법을 예로 들어 말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육화경법 중에서도 견화동해(見和同解)를 예로 들었는데, 이 말은 견해를 같이하라는 뜻입니다.

저 유명한 마르크스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서 있는 시점에서 세상을 본다고 했습니다. 노동자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고, 기업가는 기업가의 입장에서 세상을 봅니다. 농민은 농민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고, 도시인은 도시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봅니다.

따라서 유권자가 정치인을 표로서 선택하지만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고, 같은 정치인이라도 여당과 야당은 서로 견해가 다릅니다. 같은 여당이라도 또 각기 자기가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서 다르고, 야당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렇다보니 세상은 마음을 모으기가 어렵고 화합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모이면 두 가지 견해가 있고, 세 사람이 모이면 세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부모와 형제 사이에도 칼부림이 일어나고 오랜 친구요 동지 사이에도 갈등이 생기고 피 터지는 싸움을 합니다.

얼마 전에는 미국과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연일 시위를 하고 급기야 분신을 하는 사람까지 나왔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대다수가 FTA를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실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분석에서도 국가경제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라가 망하니까 절대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심한 경우 경술국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FTA는 진행되었고, 대통령의 인기는 급상승 했습니다.

요즘은 다시 대선을 앞두고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여야 간에 다툼이 심해지고, 같은 당에서도 각 계파 간에 이해득실에 따라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라를 운영을 하는 가장 큰 권력의 자리이니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원칙이 있으니까, 어디까지나 그 법과 원칙을 따라서 하면 될 것입니다. 한데 어찌 된 일인지 모두들 자고 나면 갈등을 일으키고, 싸움질만 합니다. 어디까지나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에게 있는 만큼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권력자로서 인품과 덕망을 보여 주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이러한 것은 없고, 자기가 잘났다며 상대를 비방하고 헐뜯으려고만 합니다.

유권자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적어도 나라 살림을 맡기려고 하는 사람을 뽑는 일이라면 먼저 선입견이나 무슨 편견 같은 것은 버리고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경상도는 누구를 지지한다. 전라도는 누구를 지지한다는 식이니 어찌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도 부처님의 말씀처럼 견화동해를 해야 합니다. 견화동해를 하려면 사사로운 이해관계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큰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국가 미래를 생각하는 견해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차제에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한다면 사사로운 마음을 비우라고 하고 싶습니다. 욕심을 버리라는 뜻이겠지요. 그러면 견화동해를 이룰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오신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분명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 하실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의 견해를 버리고, 백성과 더불어 같은 견해를 가지도록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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