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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계 지키며 탐진치 ‘장애’ 소멸 발원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7.05.23 13:55
  • 댓글 0

조계종, 19일 장애인 수계법회 봉행
300여 장애인 지관 스님에 계 받아

“우리들이 만나기 어려운 불법과 법문으로 계를 받고 삼보를 믿고 받드오니 삶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고 자기 존재를 귀히 여겨 세상의 구석구석 보리의 씨앗을 심어 키우게 하소서.”

장애인 300여 명이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장애를 극복하고 신심으로 정진하기를 발원했다.

조계종과 조계사는 종단 최초로 5월 1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장애인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 참여한 시각, 지체, 청각장애인 300여 명은 삼보에 귀의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 다섯 가지 계와 법명을 받았다.

법회는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는 장애인들의 낭랑한 목소리로 시작됐다. 삼귀의를 읊는 그들의 입과 경건하게 감은 눈은 세속의 번뇌를 잠시 놓았다. 불편한 몸으로 이생과 인연을 맺은 그들이지만 오늘만큼은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평화롭고 자유로웠다. 이어 그들은 삼보를 찬탄하고 삼보를 청했다. 전계사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법석에 올라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 등 오계를 전했고, 300여 명의 장애인들은 이를 지킬 것을 맹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법어를 통해 “육체적인 불편함과 더불어 부처님께서는 마음의 장애 탐진치를 잘 다스리고 소멸해야 한다고 설하셨다”며 “오늘 계를 수지한 장애인 여러분은 자신을 살피고 이타행을 실천, 공덕을 쌓는 수행을 하길 바란다”고 설했다.

설계(設戒, 계를 지킬 것을 맹세) 후 지관 스님은 김인영(법운), 김지선(선정지), 노옥선(보덕화) 씨 등 3명에게 장애인들을 대표해 계첩을 수여했다.

조계종복지재단 상임이사 지현 스님은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아나율 존자는 시각장애인이었지만 부처님께서는 아라한의 경지에까지 이끌어 주셨다”며 “인간들의 근본적 장애는 스스로를 무시하고 포기하는 정신적 무지이며, 수계식을 계기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열과 성을 다해 배우고 실천해 무명의 세계에서 벗어나도록 정진하자”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장애인들은 불교가 자신들에게 좀 더 자비롭기를 바랐다.

이날 ‘희망과 자비의 빛, 연꽃의 향기로’라는 시를 낭송한 최명숙(뇌성마비·시인) 불자는 “조계사가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 법당으로 향하는 경사로를 설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며 “그 동안 사찰에는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이 미흡했는데 오늘 법회가 그런 것을 고쳐나가는 밑바탕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명숙 불자는 이어 “수계법회를 통해 오늘 300여명의 불자가 계를 받게 됐지만 법회에 참여하고 싶어도 거동이 불편해 참여할 수 없는 불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며 “스님들이 작은 불편을 감소하더라도 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장애인 불자들은 큰 희망을 가슴 속에 키우게 될 것”이라며 교계의 장애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법회 후 장애인들은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시각장애인 밴드 ‘4번 출구’ 등 장애인들의 공연을 즐기고 장기를 뽐내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렸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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