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문제를 풀어 가는 방식이 지극히 선동적이며, 절차를 무시한 여론몰이에 의한 강압적 저지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이 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초동단계에서부터 여론몰이라는 극단적 발상을 도입하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불교계에서 불사는 소중한 신행행위의 하나요, 공덕을 짓는 주요한 대상의 하나이다. 불사의 공덕을 이야기하는 경전이나 가르침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이런 소중한 불공이 몇 차례 여론재판식 반대에 부딪치면서 마치 죄악을 저지르는 잘못된 행위처럼 비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가 전체의 여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들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침묵하는 다수의 견해가 침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 석굴암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세계 각국에서, 또 경향각지에서 석굴암을 보고자 달려온 사람들이 석굴암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와 관련 학자들이 연구와 논의를 거듭해 결정한 내용을 졸속으로 몰아 부치는 행위는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다. 부디 그들은 시급히 학자나 환경운동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이성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진중한 태도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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