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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③

기자명 법보신문

선·염불·바라밀 담은 포괄적 불교개론서

이제 앞으로 공부하게 될 대승기신론의 제명(題名)을 원효의 해석을 빌려 잠깐 밝혀보기로 한다.

우선 대승의 뜻에 대해 원효는 허공장경, 대승아비달마잡집론 그리고 현양성교론 등을 빌려 자세히 풀이하는데 이 경론들의 풀이가 대동소이하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에 의하면 대승이란 경대성(境大性), 행대성(行大性), 지대성(智大性), 정진대성(精進大性), 방편선교대성(方便善巧大性), 증득대성(證得大性), 업대성(業大性) 등 일곱 가지 대성과 상응하기 때문에 대승이라고 한다.

첫째 보살도는 한량없는 모든 경전의 광대한 교법을 따르는 것으로 그 경계를 삼기 때문에 경대성, 둘째 일체의 자리·이타의 광대한 행위를 바로 행하기 때문에 행대성, 셋째 인아(人我)와 법아(法我)가 무아임을 깨닫기 때문에 지대성, 넷째 삼대겁아승기야 동안에 한량없는 실천하기 어려운 행실을 방편으로 부지런히 닦기 때문에 정진대성, 다섯째 생사와 열반 두 가지에 다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방편선교대성, 여섯째 여래의 모든 힘과 무외(無畏)의 불공불법(不共佛法) 등 한량없는 무수한 큰 공덕을 얻기 때문에 증득대성, 마지막 일곱째는 생사의 때가 다하도록 보리(菩提)를 이루어 광대한 온갖 불사를 건립함을 나타내기 때문에 업대성이라 한다.

다음 기신(起信)이란 중생의 믿음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무엇을 믿는가. 체대(體大)·상대(相大)·용대(用大)를 믿는 것이다. 체대를 믿는 것이란 평등법계인 이치가 실제로 있음을 믿는 것이다.

상대를 믿는 것이란 닦아서 얻을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니 본성의 공덕을 갖추어(自利) 중생을 훈습함에 의해(利他) 마음의 근원에 돌아가게 됨을 믿는 것이다. 용대를 믿는 것이란 닦아서 얻을 때에 무궁한 공덕의 작용이 있음을 믿는 것이다.

마지막 논이란 ‘결정적으로’ 궤범이 될 만한 글을 써서 아주 깊은 법상(法相)의 도리를 ‘판설하는’ 것이니 이 ‘결판’의 뜻에 의해 논이라고 한다. 결국 대승은 논의 종체(宗體)이며 기신은 논의 수승한 기능이다. 이 체용을 함께 들어서 제목을 나타내므로 대승기신론이라 한다.

이 논을 지은 대의는 중생으로 하여금 의혹을 제거하고 잘못된 집착을 버리게 하여 대승의 바른 믿음을 일으켜 불종(佛種:부처의 과보를 내는 종자)이 끊어지지 않게 하고자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여기서 대승의 바른 믿음을 일으켜 불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한다는 것은 위로 불도를 넓힘이며(上弘佛道), 중생들의 의혹을 제거하고 그들의 잘못된 집착을 버리게 한다는 것은 아래로 중생을 교화함(下化衆生)이다.

인연분에서는 허다한 경전 가운데 이러한 법이 갖추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또 기신론을 지어 거듭 설명하는가에 대해 여덟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이 논서를 지은 총체적인 이유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고통을 여의고 궁극적인 즐거움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 둘째 여기서부터는 개별적인 이유인데 여래의 근본 뜻을 해석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바르게 이해하여 틀리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선근(善根)이 성숙한 중생으로 하여금 대승법을 감당하여 신심을 퇴전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넷째 선근이 미세한 중생으로 하여금 신심을 수행하여 익히게 하기 위해서다. 다섯째 방편을 보여 악업장(惡業障)을 없애서 그 마음을 잘 호위하고 어리석음과 교만함을 멀리 여의어 사악한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다.

여섯째 지행(止行)과 관행(觀行)을 수습함을 보여서 범부와 이승의 마음의 허물을 대치하기 위해서다. 일곱째 염불에 전일하는 방편을 나타내어 부처님 앞에 왕생하여 반드시 절대로 신심을 퇴전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여덟째 이 논서를 읽는 이익을 보여 수행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이 논을 지은 개별적인 이유 중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육바라밀의 방편에 의해 수행할 것을 말한 것으로 특히 여섯 번째는 지·관의 선수행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곱 번째는 염불로 왕생정토하는 정토적 방법까지 말하고 있다. 결국 기신론은 모든 경론서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불교 개론서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은정희 전 서울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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