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전각과 문루)의 지붕(추녀마루)을 보면 짐승들이 앞으로 줄지어 앉아있다. 이를 우린 잡상雜像이라하고 중국은 주수走獸·수수垂獸들로 부른다. 처음 궁에 드는 벼슬아치(신임관)는 10개箇·介의 이 10신상十神像 이름을 선임관들 앞서 단박에 외워보여야=신고식 받아들여진다許參며, ①대당사부大唐師傅, ②손행자孫行者, ③저팔계猪八戒, ④사화상沙和尙, ⑤마화상麻和尙, ⑥삼살보살三煞菩薩, ⑦이구룡二口龍, ⑧천산갑穿山甲, ⑨이귀박二鬼朴, ⑩나토두羅土頭를 적고 있다(於于野談, 1622, 柳夢寅).
여기서 저팔계에, 손행자는 손오공孫悟空, 사화상은 사오정沙悟淨이어 곧, 서유기西遊記·西遊釋尼傳에 나오니, 대당사부는 바로 당나라 태종 때 인도天竺로 17해(627-645)나 부처를 찾아求佛法 돈西遊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裝, 600-664)!
이들이 지붕 위에 놓인 된 까닭은? 당 태종의 꿈에 귀신이 나타나 궁 지붕서 디새=기와 던지며 자꾸 괴롭힘을 막고, 나아가 집도 지키며 절일도 알리려佛法弘報 함에서였다.
우리는 경복·창덕·창경궁이나 숭례문崇禮門들에서 보듯, 모두 손오공이 가장 앞에 놓이고 대당사부인 현장의 상이 없다. 일본에는 아예 없다.
중국은 달리, 앞머리는 말(또는 봉鳳)을 탄 도인상道人像을 한 선인상仙人像 뒤로, ①미르龍, ②봉鳳, ③사자獅子, ④기린麒麟, ⑤천마天馬, ⑥해마海馬, ⑦물고기魚, ⑧해태海, ⑨후吼, ⑩원숭이의 10주수走獸다. 곧, 앞이 현장법사고, 끝에 창수獸라고도 부르는 말을 탄 손오공!
그런데 궁 지붕에만 보이는, 디새같이 구워진 잡상이 흥국사 덕德절에 보인다! 그것도 같은 때의 궁절인 화계사나 신흥사들에도 없는! 덕절의 대웅보전과 8상탱·돌약사부처 모신 6모난 만월보전滿月寶殿의 추녀마루에 앉아있다.
맨앞에 큼직한 손오공이 턱하니 버티고 두 다리를 벌려 모아 퍼질러(?) 앉고, 저오능猪悟能 곧, 저팔계와 사오정을 비롯한 짐승들이 웅크리고 앉아 뒤따르는 꼴이다. 벙거지를 쓴 오공과 오능! (황금)갑옷차림에, 치켜선 눈썹과 툭 불거진 불금눈火眼金睛의 눈망울에 4눈의 방상시方相氏같은 네모얼굴, 두 팔 휘어 무릎에 손 짚은 장수 손오공! 저팔계는 궁에서 보다 되려 얼굴을 더 잘 만들었고!
진관사와 함께 100날 빌어(줘) 순조 태어나니(1790) 정조가 키워주고(1792), 불탄 대웅보전 지은 1821(순조21)해 때의 잡상.
이미, 아픈 태조 위한 비구니 딸의 약사불과 선조 아버지 무덤 덕릉의 궁宮절 흥국사!
궁절이 되어, 현장스님들一行 (불교)상들이 비로소 제자리 찾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