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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선생의 사불수행]일자일배, 일자삼배에 대해 알려주세요

기자명 법보신문

발심 계기로 삼되 실제 적용은 무의미

사경의 방법 중의 하나로 일자일배(一字一拜)는 한 글자를 쓰고 한 번 절을 하는 방법을 뜻하고 일자삼배(一字三拜)는 한 글자를 쓰고 세 번 절을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일자삼례(一字三禮)라고도 합니다.

이밖에도 한 획을 긋고 삼배를 올리는 일획삼배, 한 행을 사경하고 삼배를 올리는 일행삼배 등 여러 가지 사경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사경수행을 숭고한 신앙의 차원에서 한 글자 한 글자 예배를 올리면서 정성을 다 하여 사성하는 구체적인 사경수행의 방법으로 널리 회자되곤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사경수행에 임할 때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했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방법으로 사성을 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경의 방법이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몸과 마음을 이분화 하는 수행법이기 때문입니다. 한 글자를 사경하고 절을 하는 방법으로 사경을 한다면 먼저 호흡이 불규칙해집니다. 호흡이 불규칙해지면 마음에 장애가 일어납니다. 마음에 장애가 일면 오롯이 사경에만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마음이 절과 사경으로 이분화 됩니다. 모든 수행은 오롯이 마음이 한 곳으로 통일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사경수행은 오직 붓 끝에 마음이 모아질 때 부처님 말씀이 눈앞에 진리의 법체로 현현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음악에 집중이 되면 공부 효과가 떨어집니다. 공부에 집중이 되면 음악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몸을 수고롭게 하지 않는 음악도 이럴진대 하물며 몸까지도 수고롭게 하는 절을, 그것도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하면서 사경수행을 한다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방법이 아님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과 부처님 말씀인 법신사리에 대한 예경의 차원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적극 권장할 수 있습니다. 즉 자극과 분발을 요하는 신행의 차원으로는 더 없이 좋은 사경방법인 것입니다.

따라서 일자일배, 혹은 일자삼배와 같은 사경의 방법은 마음속에 항상 지녀 발심의 계기로 삼되 실제로 굳이 적용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까닭 없이 몸과 마음을 수고롭게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3천배를 하고 교만해지는 것보다는 한 순간 바로 옆에 있는 이웃에게 겸손한 마음으로 따뜻한 미소 한 번 건네는 것이 바로 수행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사경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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