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공금횡령과 관련, 의혹 당사자로 지명된 주지 일문 스님은 8월 28일 조계사 옆 산중다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거액을 횡령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일문 스님은 “주지 소임 만기 1년을 앞두고 후임자에게 재정문제를 투명하게 인수인계하기 위해 8월 초 거래은행에서 ‘금융거래내역표’를 발급 받았던 것”이라며 “그러나 관리부실로 누군가에 의해 각 언론기관에 보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이와 관련해 현재 인제경찰서 정보과에 서류분실 사실을 알리고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일부언론에서 정부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본인이 주지를 맡은 이후 7년간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은 5억원에 불과하다”며 “지원금도 사용용도에 맞지 않게 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와 함께 호법부에서 조사한 당일 잠적한 이유에 대해 “8월 23일 저녁 갑자기 총무원에서 공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종무감사를 온다는 소식을 접한 뒤 너무나 황당해 앞뒤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 (우선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스님은 “상당액의 현금이 어느 시점(2006년 9월 18일)에 통장에서 출금된 것을 보고 오해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그러나 이 돈은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다른 통장으로 계좌이체가 된 것 일 뿐 그 돈은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끝으로 “사소한 부주의로 세간의 물의를 일으키고 불교계 전체에 큰 누를 끼친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