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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공격적 해외선교

기자명 법보신문

아프간 사태 본질, 공격적 선교
개신교계, 선교 아닌 봉사 주장
자성 목소리 보단 ‘당당함’ 강해
또 다른 납치 사건 발생 우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됐던 한국인 인질 23명 중 살해된 2명을 제외한 21명이 8월 30일 모두 석방되었습니다. 40여 일 동안 국민들은 정부의 협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무사귀환을 기원했고, 불교계도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무사귀환 기원’대법회를 봉행하며 마음을 다 했습니다. 정부의 협상은 ‘성공적’이었고 귀한 인명 피해는 더 이상 없었기에 국민 모두는 안도의 한 숨을 쉬고 있습니다.

워낙 큰 사안이었기에 이에 대한 점검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협상 추진 과정과 ‘몸값’ 지불 여부, 정부의 구상권 청구 등과 함께 샘물교회의 책임론과 개신교의 선교에 대한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몸값’이 지불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참한 살생을 범해 온 탈레반의 지난 행동에 비추어 볼 때 ‘몸값’을 포함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추론이 대세입니다.

그러나, 석방에 따른 비용 청구도 청구지만 좀 더 먼 내일을 생각하면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개신교의 자성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 하는 점이라 봅니다. 개신교의 무분별한 공격적 선교는 또 다른 ‘납치’사건과 분쟁, 갈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점에 비추어 보아 8월 30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아프간 피랍사태 한국교회 사후대책’을 논의하며 천명한 한마디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아프간 내 기독교 선교금지라는 조항에 합의한 것에 대해 이웃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교회로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의 봉사정신을 가지고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바란다.”
기존의 선교 방식을 고수하는데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들립니다. 물론 “책임도 지겠다” 합니다. 어떻게? 세계봉사연합기구 내 위기관리기구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위기관리기구가 전면에 나서면 혹, 재발되더라도 “정부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봉사’로 보아야지 ‘공격적 선교’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앞으로도 ‘봉사’보다는 더 강력한 ‘공격적 선교’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섭니다. 나아가 지금까지 샘물교회를 비롯한 개신교 선교 행위에 대한 비판에 맞서 자신의 ‘당당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외교부가 분명히 권고했습니다. 지난 2월 초 “피랍 우려가 있으니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한민족복지재단에 발송했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했습니까? 샘물교회는 아랑곳 하지 않고 단기 선교 지원자를 받았고, 3개월 동안 교육을 시킨 후 끝내 사지에 파견했습니다. 위험천만한 분쟁지역에 군인도 아닌 일반 종교인을 파견하는 것을 놓고 누가 ‘선교’라 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피랍 직후 담임 목사의 설교가 있었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납치된 건 어쩌면 하나님의 계시일 수 있다. 아프간에 뿌려진 성도들의 피가 헛되지 않고, 언젠가는 복음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석방 직후 한국선교협의회의 고위 인사가 단언했습니다.

“선교사들은 납치당하면 자기가 책임을 지고 죽게 되면 죽는다는 서명을 하고 나가기 때문에 국가에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떠난 사람은 숭고한 봉사 정신으로 갔다 해도 보낸 사람은 선교 차원에서 보냈음을 부인할 수 있을까요? 선교라 한다면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분명 한국 개신교의 볼썽사나운 공격적 선교가 낳은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분별한 공격적 선교, 이제 스스로 거두기를 바랍니다.

채한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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