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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조계종이 사는 길

기자명 법보신문

효 림 스님
실천승가회 공동대표

그야 말로 침소봉대고, 소설이고 드라마다. 신정아가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은 죄에 비해 언론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만큼 사실 왜곡과 침소봉대를 하고 있다. 의혹을 무한대로 부풀리는 것을 넘어 드라마를 만들고 소설을 쓰고 있다. 문화일보는 나체사진까지 보도하지 않았는가.

여기에 더해 검찰도 웃기는 일을 벌이고 있다. 법원에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국민적 의혹이 얽혀있는 사건을 법원이 협력하지 않는다.”, “사법의 무정부 상태다”라는 등의 막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의 답변은 차분하고 논리적이다. “의혹이 있다고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장을 발부 받으려면 물증을 가지고 오라는 말이다. 마치 검찰이 하는 짓을 보면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니까 억지를 부려서라도 죄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자신들의 역할이고 국민에게 부여받은 사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렇게 연일 언론이 신정아와 변양균의 의혹을 내놓고 있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신정아 씨가 학력을 위조하고 그것으로 동국대학교 교수가 되었다는 것 외에는 아직 밝혀진 죄가 없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의혹일 뿐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다’는 말이 있다. 검찰은 신정아와 변양균을 어떻게 해서든지 중죄인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먼지를 털고 있는 격이다. 그리고 언론은 그렇게 하라고 끝없이 소설을 쓰고 있다.

문제는 신정아씨의 학위 위조사건이 불교계, 그것도 대한불교 조계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데 있다. 불똥이 조계종단으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그 유탄에 여러 스님들이 맞았다. 가장 먼저 유탄을 맞은 스님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다. 학력을 속인 일이 없고, 마산대학에 편입해 오늘의 큰 학문적 업적을 이룬 지관 스님은 무엇으로 보아도 칭찬 할 일이다. 그런데 사실 확인 없이 MBC는 특종처럼 보도를 했다. 뒤이어 장윤 스님이 강화 전등사 주지를 사임했고, 이제 동국대학교 이사장이며 흥덕사 주지를 하는 영배스님이 유탄을 맞고 있다. 앞으로 어디까지 더 불교계의 인사들이 이 유탄을 맞고 피를 흘릴지 모른다.

이미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이는 우리 사회 저질 언론의 행태를 먼저 탓해야 하겠지만, 스님들이 사태를 안이 하게 대한 잘못도 크다. 평소 교계 언론들이 스님들의 비리에 대해 봐주기식으로 보도를 한 것이 언론 보도를 무서워하지 않는 무감각 무신경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초기에 신정아의 가짜학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국대 이사회는 물론이고 교계의 언론이라도 이 문제를 보다 확실하게 처리하고 스스로 정리정돈을 했었다면 어찌 일이 이 지경까지 갈 수가 있었겠는가.

이것은 장윤 스님과 영배 스님의 행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한 사람은 문제를 제기했다가 시정되지 않자 스스로 이해 당사자들과 타협을 하므로 해서 의혹의 핵심이 되었고, 한 사람은 문제가 불거져 나와도 무시하고 깔아뭉개면 된다는 생각으로 밀어부처서 문제를 키웠다. 결국 스스로 자승자박을 한 셈이다.

이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없을 정도를 우리 불교계는 이번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이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성하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종단에 자정기구를 두는 일이라고 본다. 이제 총무원이나 종단 누구도 자정기구를 만드는데 반대 할 사람이 없게 되었다. 아니 자정기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러니 더 이상 망설이고 우물쭈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법적인 검토와 구성에 대한 것은 상당한 연구가 있었다. 그러니 총무원은 신속히 자정기구를 만들고 종단 안팎의 분위기 쇄신을 이루기 바란다. 종단을 살리는 길이 바로 이것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일이란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다. 교계의 모든 단체들은 이때를 놓이지 않기를 바란다. 고양이는 스스로의 목에 방울을 달지 않는다는 것도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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