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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 억불시대서도 불교우위 주장”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10.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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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종수 씨, ‘조선후기 심성론’서 밝혀

조선시대 불교에 대한 탄압은 다각도로 들이닥쳤다. 외형적으로 사찰소유 토지의 몰수, 사찰의 통폐합 등의 탄압이 가해졌다면, 내부적으로는 성리학으로 무장된 조선 건국주체들의 불교 비판이 연달아 제기됐다.

이들은 주자의 논리를 그대로 끌어와 불교를 탈속(脫俗)의 도, 인륜을 배반한 허학(虛學)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주자학의 공격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내용은 심성에 관한 것이었다. 마음(心)을 본성(性)과 동일시함으로써 세계가 공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냈고, 관심견성(觀心見性)이라고 하여 하나의 마음이 그같은 마음을 살피는 오류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시대 불교계는 ‘불교와 유교가 다르지 않다’는 다분히 타협적인 논리를 전개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런데 최근 주자학의 불교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유교의 심성론을 논박하고 나아가 불교의 우위를 논하는 이론이 조선후기 불교계에 등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10월 20일 동국대 만해관에서 열린 보조사상연구원(원장 법산 스님) 제78차 학술발표회에서 ‘조선후기 불교계의 심성논쟁-운봉의 심성론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동국대 사학과 박사과정 이종수〈사진〉 씨는 “주자학의 불교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불교의 심성론이 불교계 내부의 심성 논쟁으로 발전했으며 이는 불교의 우위를 주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불교계 내부의 심성논쟁을 ‘일성설(一性說)과 다성설(多性說)의 논쟁’이라고 규정했다.

일성설은 사람마다의 법신은 전체적으로 합하면 하나가 된다는 주장으로, 중생 각각의 완전한 불성을 주장한 것이며, 다성설은 사람마다 각각 원만하다라는 주장으로, 중생 각각의 완전한 불성을 긍정한 주장이다.

이 씨는 “운봉 스님이 기신론의 사상에 기반해 무극이 법신이며, 일심이며, 성이라고 했으며, 대혜의 작용시성설(作用是性說)을 계승해 심(心)은 체(體)이고, 성(性)은 용(用)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했다”며 “운봉 스님은 일성설의 허구성을 밝히고 다성설의 각각원만(各各圓滿)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처럼 대혜의 작용시성설을 근거로 다성설을 주장한 운봉 스님의 논리가 “조선전기에 비해 보다 강한 어조로 주자학자의 불교비판을 반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자가 비판했던 대혜의 작용시성설을 그대로 옹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일성설과 다성설 논쟁은 18세기 후반의 연담과 묵암에 의해 다시 논쟁의 주제가 되었으며, 이는 조선후기 불교계에서 심도깊은 심성논쟁의 한 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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