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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행 실천 이 시대 불사

기자명 법보신문

덕진 스님 정토사 주지

연말연시가 코앞인데 주위의 관심은 온통 선거에 솔려있어 으례 하는 이웃돕기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나라의 5년 아니 10년 이상의 장래가 걸려 있는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신망과 덕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특정한 사고에 빠져 있거나 자신만의 종교에 빠져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중도적인 입장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신중히 선택해야 국론분열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연말연시에는 자신은 물론 이웃도 돌아봐야 한다. 어떤 일을 함에 시작할 때는 계획을 세우고 끝날 때엔 반성과 평가를 하듯, 한 해의 끝과 시작 은 이웃을 돌봄으로 자신을 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보살은 온갖 중생 중 구호를 못 받는 자나, 갈 곳이 없는 자나, 의지할 데가 없는 자나, 지견(知見)이 없는 자를 보았을 때는, 곧 가엾게 여기는 생각을 해서 보리심을 일으킨다. 만약 남을 위해 인도해 가르치려 안한다면, 이는 보리심을 일으키지 않은 것이 된다”고 『십지경』에서 말씀 하셨다.

연말이 차가운 겨울에 있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어려운 이들에게 추위는 참 지내기 어려운 고통이다. 나보다 어려운 이들은 나보다 더 추운 것이다. 내가 춥다고 느끼면 주변의 이웃을 보살펴야 한다. 그것은 보시(布施)요, 남을 가엾게 여기는 보리심을 내지 않은데 대한 참회를 의미한다. 나는 참회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나, 참회라는 개념조차 없는 많은 이들에게 연말연시는 참회할 수 있는, 복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니 그들이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마치 옛사람들이 일 년에 한 번씩 우물을 청소하고 거기에 깨끗한 물이 고이기를 바라는 것처럼, 우리의 더러움이 덕지덕지 묻은 마음을 자비 보시의 이름으로 청소한다면 마치 깨끗한 물이 고이듯 보살의 참성품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보시에는 재시(財施)와 법시(法施), 무외시(無畏施)가 있다.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재물로 도우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불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시 또한 법시와 무외시가 어우러져야 한다.

그것은 불자로서 보시를 할 때는 부처님의 이름으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을 받는 대상에게도 이를 계기로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일러야함을 의미한다.

그것이 무주상(無住相) 보시를 하라는 진정한 의미가 된다. 즉 보시를 내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이름으로 하며 나를 기억해 달라는 보시가 아니라 부처님을 기억하고 그 가르침을 따라 살아갈 것을 권고하는 것이니 나의 상(相)이 있을 수 없다.
구체적으로 복지시설이나 불우이웃에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부처님 자비로 괴로움 없어지고 지혜 얻어 평안하소서”라고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나의 명리를 떠나서 무주상 보시를 실천하고 또한 불자로서 불교의 자비행을 한다는 것을 알리는 이중의 효과가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으로 보아서는 무주상보시로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고 세상에는 포교를 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봉사행을 겉으로 보면 나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지만 부처님의 이름으로 하는 불사(佛事)로 생각할 경우 자신의 지혜와 복은 늘어나고 그 상대방도 그로 인해 불교와 인연 맺으니, 이것은 나 개인의 일에서 부처님의 일 즉, 불사가 되는 것이다.
보살이 돌보아야 할 곳은 군부대나 경찰, 학교, 유치원, 병원, 기업체, 복지시설 등 무한정 많다. 이런 곳에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자비 봉사행을 펼치고 그 봉사행의 근간은 불사 개념으로 모두가 성불하기를 바라는 무주상 보시로 행해야 할 것이다.
자비행과 불교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일은 절에 집짓고 탑 쌓는 것 이상으로 효율적이고 시급한 이 시대의 불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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