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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발심수행]사경수행 나영혜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천일 사경 순례로 가족애 키워

열심히 사경수행에 정진하다보니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 사이 극락사 사경반은 극락사의 도심 포교당인 대구 이웃절로 자리를 옮겼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법할 수 있는 시내로 나온 것이다. 이웃절에서 다시 시작한 사경수행은 나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극락사 사경반에 꾸준히 다니며 정진을 거듭한 인연으로 금강경 사경순례단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1000일 간의 정진기간은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좋은 기회가 됐다. 사경순례단에서 사경수행을 처음 시작한 어머니와 큰어머니도 사경수행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무척 기뻐하셨다. 수행을 함께 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고 아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배워왔던 한지공예와 사경을 접목해 이웃들에게 보시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이웃에게 나의 작품을 보시할 수 있는 길은 극락사 주지 스님이신 원일 스님과 사경반 정진행 회장님이 만들어 주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여러 면에서 모자라기만 한 나를 믿어주는 원일 스님과 정진행 회장님, 그리고 같이 사경수행을 하고 있는 여러 도반 보살님들을 생각하다보니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배움을 위해 먼 길을 가야 하고 밤을 새는 일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피곤함도 어떤 어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환희심이 가득 차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나이 어린 나에게 주위의 많은 분들이 베풀어 준 그런 마음들이 참으로 감사하고 가슴 뿌듯한 일로 기억됐다. 마치 한 가족처럼 마음을 나누는 것.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마음 절절하게 느껴졌다. 또 한편으로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를 위해 자리를 함께 해준다는 인생 최초의 경험에 신기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사경을 시작함으로 인해 생긴 일이고 당연히 부처님의 은덕이리라.

사경을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연달아 3번이나 사고를 당하게 됐다. 그런데 달리는 차에 치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됐고 정작 피해자인 나는 몸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새 집을 지을 때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지나가기도 했다. 큰 다툼이 생길 만한 일인데도 시끄럽지 않게 마무리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사경수행이지만 함께 사는 식구들도 변화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나에게 일어난 이 모든 변화들은 나를 사경수행의 세계로 안내해준 해법심 보살님과 우리를 이끌어 주는 원일 스님, 어떤 상황에서도 나와 함께해 주는 회장님, 친동생처럼 보살펴주는 도반 보살님들의 덕택이라 생각한다.

사경을 통해 이렇게 깊고 튼튼한 인연들을 맺고 감사함을 배웠으니 앞으로 더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전법하며 보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연들에 대한 보답이자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정진, 또 정진한다.
한지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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