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여 년간 한국인들이 불교를 주제로 가장 많은 박사학위를 받은 나라는 단연 일본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중국박사는 급격히 증가해 몇 년 뒤면 미국박사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장 많은 한국인 불교박사를 배출한 대학은 인도 델리대와 일본 교토 북쿄대(佛敎大)로 각각 15명에 이르렀다.
본지 조사에 의하면 그동안 17개국에서 187명의 박사가 탄생했으며, 이중 일본이 62명으로 전체 외국박사의 33.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미국이 19.9%(37명)로 많았으며, 중국 12.8%(24명), 인도 11.2%(21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74년 김지견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도 길희성이 1977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지눌-한국선의 정초자」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지난해에는 일미 스님이 하버드대에서 근대 한일불교사 관계로, 혜민 스님이 프린스턴대에서 중국 아라한 신앙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놀라운 변화는 단연 중국이다. 지난 99년 장헌덕, 정병윤 등이 각각 사찰건축, 돈황 불교문서 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매년 엄청난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연구분야도 선(禪), 미술, 문학, 계율, 서지, 미학, 비교종교, 건축, 인물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2000년대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29명에는 뒤떨어지지만 2000년 이후 미국이 13명인 점을 감안할 때 곧 중국박사 수가 미국박사 수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나라 외에 유럽에서는 독일이 5.3%(10명: 백성욱, 강영계, 김진, 전선자, 최종남, 남상헌, 안성두, 황현숙, 강성용, 고혜련), 프랑스 3.7%(7명: 박남희, 서성원, 윤호진, 박정욱, 복해숙, 최돈호, 오정민), 영국 3.2%(6명: 안양규, 김완두, 권도균, 황순일, 박청환, 김석호) 순이었다. 이밖에 대만도 3.7%(7명: 이법산, 이의활, 송인성, 장호득, 원필성, 조명숙, 주벽향) 스리랑카 1.6%(3명: 송위지, 정준영, 장유진)를 차지했다. 소수 국가로는 이탈리아(이재숙, 김운찬), 스위스(신옥희, 김승철), 캐나다(문영석), 파키스탄(김영규), 스페인(김선욱), 벨기에(이기영), 멕시코(윤영순), 러시아(한경순)도 있었다.
한편 개별 대학으로 한국인 불교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인도 델리대(15명)와 일본 북쿄대(15명)가 으뜸이었으며, 도쿄대(13명), 다이쇼대(9명), 고마자와대(8명), 베이징대(7명), 난징대(6명), U.C 버클리(5명), 하버드대·옥스퍼드대·함부르크대(각각 3명) 순이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