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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변호사의 세상읽기]

기자명 법보신문

오늘날 각종 위기 초래한 것은 삼독심

확실한 시대일수록 평정심 지켜야

피터 드럭커(Peter Drucker)가 그의 저서 『단절의 시대(Age of Discontinuity)』에서 다가올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를 말한 지 약 40년이 지났지만, 지금 우리 둘레를 살펴보면 크게는 자연현상으로부터 작게는 개인의 처지에 이르기까지 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이 짙게 깔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세계적인 기상상태,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로 빚어진 국제경제상황, 중동과 북핵문제를 비롯한 국제적인 정치상황, 우리나라 새 정부의 출범과 러시아 및 미국의 대통령선거, 취업불안과 물가상승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 속에 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정확한 방향설정이 어려워 마음이 불안하고, 그때그때의 여건에 따라 일희일비를 거듭하면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예가 많아질 것은 뻔한 노릇이다. 그러나 뚜렷한 믿음 없이 반복하는 임기응변이 효험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어서, 그것이 오래 계속되면 결국 파국을 맞고 마는 것이 통례이다.

우리가 여러 분야에서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의 원인을 살펴보면 모두가 인간의 탐욕, 진에(瞋    ), 우치(愚癡)라는 삼독(三毒)에서 비롯된 것임을 쉽사리 알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것은 물론, 우주만물은 어느 하나 동떨어져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없이 모두가 서로 의존하고 보완하면서 그 존재가 유지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고, 오늘날의 과학이 실증하는 바와 같다.

그런데도, 탐욕으로 가득한 사람들은 자연은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과 끝을 알 수 없는 개발행위로 치달음으로써 약간의 경제적 번영은 이루었지만, 결국 지구환경의 훼손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부산물을 남김으로써 오늘날 보는 바와 같은 심각한 지구적 환경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종교와 종족이라는 미명 아래 서로 배척하고 미워하면서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빼앗고 삶에 대한 희망을 앗아가고 있으니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적인 경제불안을 불러온 미국의 서부프라임문제만 해도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빚어낸 당연한 귀결이다.

돈 없이 집을 마련하려는 욕심과 더 많은 이자를 받으려는 금융기관의 회수가 불확실한 대출이 결합되어 생긴 일이니, 결국 인간의 무명과 욕심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 모든 문제는 인간이 삼독에 매어 저지른 과보요, 엄연히 연기적인 것임을 명심할 일이다.

붓다께서는 잡아함의 『연기법경(緣起法經)』에서 “연기법은 여래가 세상에 나오거나 세상에 나오지 않거나 법계에 항상 머물러 있다. 여래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닫고 등정각을 이루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연설하고 드날리고 드러내 보이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다”라고 하여 우주의 진리인 연기법을 설하시고 우주만물의 상의상관관계(相依相關關係)를 분명히 하셨다.

그 뿐만 아니라, 잡아함의 『수비구경(手比丘經)』에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사람의 마음을 결박하나니, 안에서 생겨 스스로 해치는 것 마치 저 갈대의 열매 같거니,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마음 없으면 그것을 일러 지혜라 하네, 안에서 생겨 저를 해치지 않나니 그것을 훌륭한 사내라 하느니라”라고 하시어 삼독을 버릴 것을 게송으로까지 말씀하셨다.

모든 것은 이 마음에서 우러나고, 마음 하나에 달린 일이다. 아무리 불확실한 시대라도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마음에서 삼독을 몰아내고, 안온한 마음을 가져 확실한 삶을 누릴 일이다.

skrhi@rhilaw.com

 

이상규 변호사는 


1980년 문교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원로 법조인이다. 19세 때 우연히 『반야심경 강의』를 통해 불교와 인연을 맺은 이 변호사는 고등고시 행정과와 사법과에 합격한 후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국립중앙도서관장, 문교부 차관, 고려대 법대 교수, 환태평양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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