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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은 피보다 진한 情입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8.02.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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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원우회, 헌혈 캠페인 현장

동안거 해제 맞아 108명 자원 동참
헌혈증 기증…“보육시설 봉사계획”

<사진설명> 조계종 종무원조합 원우회가 2월 21일 동안거 해제를 맞아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교육원 류창하 씨가 침대에 누워 헌혈을 하고 있다.
2008년 1월 8일 현재 혈액재고상황은 대량 출혈 및 수술에 사용되는 적혈구 농축액의 경우 1.7일분, 백혈병 환자에게 사용되는 혈소판농축액도 1.4일분에 불과하다. 혈액검사가 끝나지 않아 바로 병원에 공급할 수 없는 양을 제외하면 전국에 적혈구 농축액이 1일분도 안되는 0.7일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혈액원에서 병원의 요청에도 혈액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수술도 미뤄지고 있다.

혈액 부족난이 심각한 가운데 조계종 종무원조합 원우회(위원장 장영욱)가 정월대보름이자 동안거 해제를 맞아 2월 21일 총무원 앞에서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협조로 피보다 진한 나눔의 온정을 나눴다.

“최근에 외국 다녀오셨나요? 현재 복용하는 약 있어요?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서 거주나 숙박한 적 있나요? 방사선 치료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어제 술 안 드셨죠? 어렸을 때부터 앓고 있는 병이 있나요?”

혈액 체혈 버스에서 간호사가 쉼 없이 질문을 퍼 붓는다. 환자에게 수혈하는 혈액이라 절차가 까다롭다. 이날 헌혈에 동참한 원우회 회원 및 총무원 부·국장 스님, 조계사 종무원, 신도 등 사부대중 108명 중 80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헌혈을 못했다. 특히 여성은 헌혈 적정 헤모글로빈 수치 12.5에 미치지 않아 대부분이 헌혈에 동참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침대에 누워 혈액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320㏄와 400㏄의 생명을 나눴다. 호스를 타고 흐르는 소중한 생명이 체혈팩으로 흘렀다. 체혈팩에 생명을 머금고 차오르는 붉은 혈액만큼이나 헌혈에 임하는 원우회 회원들의 표정이 더없이 밝다. 헌혈에 동참한 28명은 생명나눔실천본부에 헌혈증서 28매를 기증했다.

이날 첫 번째로 헌혈을 한 조계종 교육원 교육팀 류창하 씨는 “예전에는 헌혈차가 자주 눈에 띄어 1년에 2~3번 정도 헌혈을 해왔다”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헌혈에 원우회가 동참할 수 있어서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우회의 헌혈은 포교원에 근무하는 김모 씨가 신장이 안 좋아 원우회가 헌혈로 도움을 주려 했던 것이 발단이 됐다. 다행이 원우회의 도움은 그에게 힘이 됐고, 새해를 맞은 원우회는 병상에서 병마와 싸우며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불심을 회향할 길을 찾고 있던 터였다. 마침 성성한 화두를 들고 치열하게 수행정진 한 스님들이 중생구제를 향해 발을 내딛는 동안거 해제일이라 이날 헌혈 캠페인의 의미가 남달랐다.

장영욱 위원장은 “2008년을 기점으로 내부 살림보다 보살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발원하고 동안거 해제 맞아 헌혈 캠페인을 계획했다”며 “올 3월 경 혜명보육원 등 교계 보육시설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 등 시설 자원봉사 및 지원 등 지속적인 보살행에 힘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우리는 집에서 기르던 가축을 팔아 공부를 하곤 했다. 폐지를 모아 장학금을 준 할머니, 뇌사로 장기를 기증하고 새 생명을 나눈 사람들. 세상은 많은 인연들의 도움을 받고 돌아간다. 세찬 강물 위를 가로지르는 돌 징검다리를 그려본다. 흐르는 강물을 건널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돌 징검다리가 되는 감사한 인연을 떠올린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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