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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이번엔 공찰 경매에 넘어가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8.03.14 14:10
  • 댓글 0

운산 원장, 복지사업 명목 ‘천중사’등 담보 15억 대출
빚 못 갚고 공사 중단…공사비 등 수십억 부채만 남아

도법사, 극락사를 개신교 측에 매각해 비판을 받고 있는 태고종(총무원장 운산)이 이번에는 무리한 복지사업을 추진하다 오히려 재단 소속의 사찰과 토지를 경매에 넘어가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회복지법인 태고중앙복지재단(대표이사 운산, 이하 태고중앙복지재단)은 최근 충남 논산 산직리에 위치한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반야 노인의료 복지병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채가 발생, 담보로 설정된 재단법인 한국불교태고원 소속의 정릉 천중사와 그 임야 등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강제경매 처분 결정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공사과정에서 건설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건설업자들로부터 공사대금을 요구하는 소송에 휘말리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반야노인의료 복지병원’ 개원이 미뤄지면서 태고중앙복지재단이 이곳에서 함께 진행하려던 ‘가정봉사원 파견센터’ 사업도 1년 가까이 휴지(복지시설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것)돼 논산시청으로부터 ‘직권폐쇄’라는 행정조치를 받게 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태고복지재단이 논산시청으로부터 ‘직권폐쇄’ 조치를 받게 될 경우 향후 정부 또는 지자체로부터 복지시설을 수탁, 운영하는 길이 사실상 차단돼 종단 복지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가 된 ‘반야노인의료 복지병원’은 지난 2004년 전 소유주가 R건설과 함께 공사를 진행했으나 공사비 부족 등으로 부도가 나면서 2006년 태고중앙복지재단이 인수했다. 그러나 충분한 사업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사업에 착수한 태고중앙복지재단은 공사대금 명목으로 ‘부산불교 통불원 신용협동조합(이하 부산불교신협)’으로부터 15여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 과정에서 태고중앙복지재단은 보증인인 재단법인 한국불교태고원 소속의 정릉 천중사와 그 임야 3130㎡(950여평), 정릉 세심정사 등 6건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후 태고중앙복지재단은 2006년 7월 부산의 K건설과 29여억 원에 공사계약을 맺고 R건설의 부도로 중단된 복지병원 건립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별다른 수익이 없었던 태고중앙복지재단이 막대한 공사비를 충당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공사는 계속 지연됐고 결국 공사시작 8개월만인 지난해 5월 ‘반야노인의료 복지병원’ 건립 공사는 중단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부산불교신협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의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담보로 책정된 태고종 유지재단 소속의 천중사 등이 경매에 의해 헐값에 넘어갈 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업자 등 수많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공사계약 당시부터 이번 일에 관여했던 모 인사는 “이번 사건은 복지사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태고종이 건설업자 등을 상대로 펼친 일종의 사기극이었다”며 “복지사업을 위한 자금도 마련하지 않고 남의 돈을 빌려 건물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태고종 한 중진 스님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태고종 총무원장이 힘없고 가난한 중생들을 감싸 안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호의를 갖고 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며 “최소한 출가자의 양심마저도 포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은 태고종 총무원장과 그의 친인척이 계획적으로 벌린 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번 공사를 담당했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대금 지급을 요청하기 위해 수차례 총무원을 방문했지만 그 때마다 총무원장 스님은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이번 일에 직접 관여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었다”고 밝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법보신문은 태고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부원장, 총무부장 스님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법보신문의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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