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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여, 불평등에 저항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8.03.18 10:17
  • 댓글 0

김성철 교수 「불교문화연구」 8집서 강조

이익 위해 물불 안 가리는 사회 도래
사회 계급-차별 해체는 不二性 구현

‘부~자 되세요!’라는 구호가 유행하고 성형수술 광풍이 불며 대학입시가 전쟁에 비유되듯 대다수 사람들이 재산, 외모, 학벌 등 외적인 가치의 구현을 가장 큰 삶의 목표로 삶는 시대. 이런 가운데 김성철〈사진〉 동국대 교수가 “필요 이상의 탐욕인 ‘관념적 탐욕’을 추구하며 살아가기에 어찌 보면 우리 사회는 육체적 힘의 우열만으로 서열이 매겨지는 짐승들의 사회보다 더 불행할 곳일 수 있다”며 “이런 악성자본주의로 치닫는 지금의 현실을 방관하지 않고 차별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것이 바로 보살의 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발간된 「불교문화연구」(제8집) 「불교NGO 활동에 대한 이론적 모색」(불교문화연구 8집)이란 논문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은 이분법과 소유를 지향하는 상업적 인간관계와 상반될 뿐더러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는 동체대비의 자각 위에서 베풂과 봉사의 삶을 권장하고 삶이 덧없음을 실감하기에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다”며 “진정한 종교라면 그 가르침이 자본주의의 근본이념과 상반된 소위 좌파적으로 실제 불교승단의 경우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도 계속 사회주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과거 냉전 시대의 사회주의 진영은 그 존재만으로 자본주의로 하여금 스스로를 점검하고 선량하게 만드는 거대한 견제자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사회주의권이 몰락함에 따라 자본주의는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은 채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과 같은 모습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국가 내, 국가와 국가 간의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세속적 금융권력’에 의해 새로운 ‘카스트제도’가 생겼다는 것. 따라서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자본주의적 법률 체계에서는 ‘삼독(三毒)’ 중 진심(瞋心)만 제재할 뿐 탐심은 방치하고 치심은 조장하는 참으로 반(反)불교적인 사회가 아닐 수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러한 사회에서 불교계, 그중에서도 불교NGO가 해야 할 일로 정의, 계몽, 복지 세 가지로 요약했다. 즉 그대로 방치할 경우 밀림과 같이 변할 수 있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정의], ‘재산’ ‘외모’ ‘학벌’과 같은 외적 가치가 아니라 ‘인격’ ‘고결함’ ‘자비로움’ ‘지혜로움’의 정도에 따라 개개인의 위계가 매겨지는 승가사회와 닮아가도록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을 계도하고 교육하는 일[계몽],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의 그늘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보살피는 일[복지]이 바로 그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차별의 철폐’를 불교용어로 ‘불이성(不二性)의 추구’라고 표현했다. 나와 네가 다르지 않고 우리와 너희들이 다르지 않다는 자각 아래 그 ‘다르지 않음(不二性)’을 사회적, 제도적으로 구현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곧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돌보고 불평등에 저항하는 행위로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으로 중생의 고통을 보듬는 관세음보살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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