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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월 보낸 분들 위해 써달라”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8.05.22 10:46
  • 댓글 0

익명의 노보살, 나눔의 집에 1000만원 보시

일제 강점기 성 피해 할머니들의 안식처인 나눔의 집에 한 할머니가 익명으로 1000만 원을 보시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5월 17일 저녁 6시 경 수수한 차림의 70대 노보살 한 분이 찾아와 “과거의 상처로 오랜 세월 힘들게 살아오신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 권 수표 2장을 건넸다고 밝혔다.

할머니의 고향은 전주. 일제 시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 소학교를 다니던 중 한국전쟁으로 아버지와 오빠를 잃었다는 할머니는 “암울했던 시대에 힘없이 희생된 할머니들이 몸과 마음에 남은 상처로 평생을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을지 짐작이 간다”며 “적은 돈이지만 할머니들을 편안하게 모셔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는 신림동 집에서 오전 9시에 나섰지만,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나눔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양 다리를 수술했고, 뇌경색으로 고생하기도 해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데다 지리도 익숙치않았기 때문이다.   

안 국장은 “본인 치료비에 보태시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물음에 계속 괜찮다고 하시며 봉투를 손에 쥐어주셨다”며 “당신 몸도 불편하신데 힘들게 찾아와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자식들이 알면 안된다”며 익명을 요구한 할머니는 성함이라도 알려달라는 안 국장의 부탁에 “큰일 한 것도 아닌데 이름은 알아서 뭐하겠냐”며 끝내 신상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은 채 1000만 원이 든 봉투만 두고 나눔의 집을 나섰다.

나눔의 집은 할머니가 전한 보시금을 나눔의 집 할머니들에게 한 달 10만원씩 지급되는 용돈과 장기적인 노후 보장을 위한 노인요양원에 필요한 생활용품과 물품을 구비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031)768-0064

송지희 기자 jh35@be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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