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칼럼]연꽃타령
[이종찬 칼럼]연꽃타령
  • 법보신문
  • 승인 2008.07.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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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에서 물들지 않는 꽃을 피우듯
청정한 삶 좇는다면 연화세계도 현실

24절기로 대서가 지났으니 한여름이라는 말도 중반을 넘어선 셈이다.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에 장마란 말도 실감나게 한다. 이런 때면 반가운 꽃이 있으니 바로 연꽃이다. 그러기에 여러 곳에서 연꽃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호수공원에서도 사흘간의 연꽃축제가 있다 하니 즐거운 눈복의 감상을 할 작정이다.
이를 계기로 하여 연꽃에 대한 의미를 한번 짚어보자. 그러기 위하여 우선 불교에서 보살이 수행해야 할 10가지의 선행에 비유한 ‘연화십유(蓮華十喩)’를 들어본다.

1,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더러운 진흙에서 뿌리내리고 자라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이는 보살의 수행은 지혜로 모든 대상의 경계를 관찰하되 탐욕이나 애착심을 내지 않으니, 비록 오탁 생사의 흐름 속에 처하더라도 물들어짐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2, 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은 적은 물방울에라도 젖지 않고 흘려 내린다. 이는 보살의 수행은 악을 멸하고 선을 냄이니, 신(身) 구(口) 의(意) 삼업의 청정함을 지켜 터럭끝만한 악과도 같이 하지 않음을 비유한 것이다.
3, 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은 오묘한 향기가 널리 퍼져 원근에서 그 향을 맡을 수 있다. 이는 보살의 수행이 모든 계율을 견지하여 범함이 없어, 이런 계율로써 행동이나 말의 악을 소멸시킬 수 있음이 마치 향기가 더러운 기운을 없애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 것이다.
4,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이 더러운 진흙 속에 있어도 그 본체는 깨끗하여 물듦이 없다. 이는 보살은 비록 오탁의 더러움에 처하여도 계율을 견지하여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물듦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5, 면상희이(面相熙怡). 연꽃은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기쁜 마음을 돋게 한다. 이는 보살의 마음은 항상 기쁜 모습이 원만하여 대하는 이의 마음에 환희심을 일게 함을 비유한 것이다.
6, 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본체적 성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윤택이 난다. 이는 보살은 자비로운 수행을 하나 모든 상황에 막힘이 없기 때문에 바탕이 청정하고 연약 섬세하여 서로 부딪침이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7, 견자개길(見者皆吉). 연꽃은 아름답고 향기로워 보는 이 모두 길하고 상서롭다. 이는 보살의 선한 몸가짐이 성취되면 모습이 장엄하고 아름다워 마주하는 이에게 길상함을 얻게함을 비유한 것이다.
8,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면서 열매도 함께 갖추어져 있다. 이는 보살 수행의 공덕이 이루어지면 지혜와 복덕이 함께 갖추어짐을 비유한 것이다.
9,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이 활짝 펴서 눈으로 그 빛을 보고 코로 그 향기를 맡으면 모든 감각이 청정해 진다. 이는 보살의 오묘한 열매가 성숙되어 지혜의 광채가 돋아나면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청정함을 얻게 함을 비유한 것이다.
10, 생이유상(生已有想). 연이 자랄 때는 꽃이 없지만, 사람들은 이미 연꽃의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된다. 이는 보살이 태어날 때, 이미 모든 사람들은 기뻐하여 반드시 선행을 수행하여 보리의 열매를 얻으리라고 상상하게 됨을 비유한 것이다.

세상은 항시 연못의 진흙처럼 혼탁하지만, 이 혼탁한 진흙이 아니면 생물이 생장할 수 없음이 바로 현실이다. 진흙의 혼탁에서도 물들지 않고 아름다이 꽃을 피워 만인에게 기쁨을 주는 연꽃처럼 청정한 삶을 누린다면 연화세계도 바로 눈앞에 있는 현실이 된다.

이종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sosuk0508@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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