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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무한 고통-아픔이 가피의 길임을 알라

구름은 하늘을 맑히고 고통은 마음을 맑힌다. 비가 내려야 먼지가 제거된다. 상대가 나를 대가로 만들고 장애물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중상모략 온갖 수단으로 나를 괴롭히고 헐뜯고 욕하고 해치고 배신하는 사람보다 더 큰 은인은 없다. 천대 받고 모욕 받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임을 알라! 무슨 일에든지 남에게 지고 밟히는 사람보다 높은 사람은 없다. 남에게 대접받을 때가 나 망하는 때이며 나를 칭찬하고 숭배하고 따르는 사람들 모두 나의 수도를 방해하는 장애물일 수 있다. 질줄 아는 사람이 가장 용맹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다. 어떠한 고통을 당하더라도 부서진 종처럼 잠잠하라! 고통을 이겨내는 정도만큼 성공도 커진다. 열반의 길이 그만큼 가까워 온다.

열반이란 모든 것을 이겨내는 길이다. 비난도 멸시도 괴로움도 번뇌도 다 소멸시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면 한없는 평화가 온다. 수행이 있기에 열반이 있고 고행이 있기에 번뇌가 녹는다. 왕사인 나옹 스님은 미움과 천대를 받으려 일부러 도적질을 하였다. 누구에게나 버림받는 사람, 멸시당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대도(大道)에 들 수 있다. 언제나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가 하라! 도가 높을수록 마음을 더욱 낮추라! 모든 사람을 부처님같이 존경하는 사람이 부처된다. 항상 낮은 자리에 서라. 칭찬과 숭배는 나를 타락의 구렁으로 떨어뜨린다. 천대와 모욕처럼 큰 가피가 없고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 없으니 그의 은혜를 알라! 항상 남이 나를 해치고 욕할수록 그 은혜를 깊이 깨닫고 그것이 참된 부처님의 가피임을 알라! 그 사람을 더욱 공경하며 도우라! 배신자도 칭찬하는 것이 부처님 도리이며, 적을 내게 영양을 공급하는 내 편이라 생각하라!

한산 스님과 습득 스님은 천태산 국청사에 계실 때 미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모든 사람들의 모욕과 천대를 받았다. 남에게 존경받을 생각이 있으면 남이 존경하지 않는다. 내 몸을 낮춰 한없이 낮은 곳까지 내려가면 나도 모르게 가장 높은 곳에 있게 된다. 가장 낮은 곳에 바다가 있다. 물은 낮은 곳으로 쉼없이 흐른다. 큰 부자는 재산을 깊이 감추어 없는 것같이 한다. 어진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행동한다. 그대의 도도하고 교만한 생각을 버려라! 무엇을 알기에 그렇게 잘난 척 하는가? 살과 뼈는 다 썩고 오직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덮고 있다. 항상 자기 허물만 보고 남의 시비선악을 보지 말라! 내가 그르고 네가 옳다 하면 그 곳에 무슨 다툼 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눈먼 사람은 아름다운 장식품을 얻어도 그 기쁨을 모른다.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을 만나도 그 기쁨을 모른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내면의 빛으로 자신을 비추고 마음을 다스린다. 우리는 항상 지혜가 모자라 괴로움을 겪는다. 지혜는 항상 백지위에 쓰여 지는 것! 순수가 있는 곳에 진보가 있다. 발전이 있다. 순수는 진정한 예지자이고 행복의 원천이다. 어떠한 고통도 애끓는 일도 흘러가는 물과 같은 것! 비가 오면 맑아지고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 그곳에서 지혜가 생겨난다. 지혜가 생겨 몸과 입과 생각이 맑아지면 원력이 뜻대로 실현되며 부처님과 하나 된다. 무한 가피의 길이 열린다. 대용(大用)은 텅 빈 마음에서 펼쳐진다. 마음이 텅 빈 사람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무한의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나의 편으로 만드니 무적함대다. 불가능은 없다. 허공을 믿고 의지하는 자의 염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전 우주는 하나의 마음이며 나의 마음이 전 우주에 전달된다. 그 결과 무한한 가피가 한없이 쏟아진다. 무량불가측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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