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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佛具 근절 선언 수국사 불사 들여다보니

기자명 법보신문

장인 고용…목조 불상-전통 조각품 등 자체 제작

불사 계획 따라 상시 제작 가능
비용 절감-전통 불교문화 계승

 
수국사 불사를 위해 고용된 네팔인 불교목조 조각가 찬드라 만 바라히(좌)씨와 사누카지 마할전 씨가 목조 포대화상을 조각하고 있다.

불상을 비롯해 수입산 불교공예품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품 근절을 선언하며 불사를 추진하는 사찰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수국사(주지 원담)는 사찰 중창 불사를 추진하며 수입 불교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자체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수국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네팔에서 활동하는 불교목조 조각가 찬드라 만 바라히(43, Chandra man barahi) 씨와 사누카지 마할전(37, Sanukaji Maharjan) 씨를 한국으로 초빙, 수국사 내에서 자체 제작하는 목조 불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네팔 조각가들은 네팔과는 다른 한국의 불상 형태와 불교용품 등의 형태를 배우기 위해 현재 교육 중에 있으며 빠르면 8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국사 측이 불상을 비롯해 법당에 들어가는 각종 목조각품 등을 직접 제작키로 결심한 이유는 수입 불교용품들이 사찰의 법당을 점령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했다.

수국사 주지 원담 스님은 “불사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사를 하는 불제자들의 신심과 원력”이라며 “하지만 사실상 비용문제 등을 고려할 때 값싼 수입품을 무조건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님은 “타국의 장인을 데리고 와 한국 전통양식에 맞게 불구를 만드는 것 또한 쉽지 않았지만 1600년 역사의 불교문화가 많은 교류를 통해 발달했음을 감안한다면 네팔의 조각 양식과 문화를 한국문화와 접목 또는 병행하여 새로운 문화 양식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불상을 포함해 대부분의 불교공예품이 수입산 일색인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 국내의 높은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국내산 불교공예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불교공예품을 조각하고 만드는 것을 업이라 여기는 네팔인들은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뛰어나며 동시에 솜씨 또한 뛰어나다는 것이 스님의 평가다. 우리나라의 전통양식에 대한 이해를 보강한다면 양국의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동시에 사찰에서는 숙달된 인력을 보유, 불사계획에 따라 상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스님이 손꼽는 장점이다.

자체제작을 통한 불사 추진을 바라보는 신도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불사의 진행이 조금 더디기는 하지만 불상 제작과정부터 법당에 들어가는 각종 불구의 제작과정을 신도들이 직접 볼 수 있는 만큼 신심을 키우는데도 효과적이고 더불어 불사 동참 원력도 커진다는 것. 수국사에서는 이러한 신도들의 반응에 힘입어 간단히 만들수 있는 불상 조각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신도회의 단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포교당이나 소규모 사찰은 어렵겠지만 전국의 몇몇 사찰만이라도 이러한 시스템을 갖춰서 새로운 불교문화를 창출하고 전통 불교공예의 맥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담 스님은 “불사를 경제의 논리, 자본의 논리로 보아서는 불교공예문화의 계승은 불가능 할 것”이라며 “불사의 핵심인 수입 불상 문제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불상과 불교공예품 제작 등 전통 불교문화 전반에 관한 계승 육성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을 종단과 불교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황민철 기자 h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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