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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수입佛具 유통 막으려면

기자명 법보신문

장인 발굴 등 인재육성종단 직영공장 설립도

외국산 수입 불구(佛具)가 전국 대부분의 사찰을 점령하게 된 원인은 철저한 상업적 논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 특히 값싼 인건비와 재료비를 앞세워 물량공세에 나선 외국산에 비해 고가의 국내산은 시장성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사찰의 불사를 진행하는 스님들조차 신심(信心)보다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 저가의 외국산 불구를 선호함으로써 국내산 불구는 점점 더 설자리가 줄어들게 됐다. 이렇다보니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국내 장인들마저 생업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일반 불구용품점에서 국내산을 찾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시장의 자율 구조로는 우리 사찰에 외국산 불구가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더 이상 외국산 불구가 한국 사찰을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종단 차원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조계사 부주지 토진 스님은 “사찰에서 사용되는 불구는 경제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성보(聖寶)”라며 “이를 일반 불구용품점에서 무분별하게 구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따라서 종단은 스님들이 값이 싸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불구를 구입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금지시킴과 동시에 종단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불구를 생산할 수 있는 직영 공장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님에 따르면 현재 가톨릭계가 교단 차원에서 성물(聖物)을 직접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각 성당에 공급하듯 조계종도 자체적인 직영 공장체제를 확보해야 한다. 이럴 경우 불구에 대한 정확한 유통 경로가 확보돼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종단이  전국 각 사찰에서 필요로 하는 불구의 수요량을 사전에 파악해 종단 직영 공장에 대량 주문 생산을 의뢰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종단에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불구에 대한 표준 시스템을 직영 공장에 제공, 이를 통해 전국 사찰에 보급된다면 우리의 정서와 동떨어진 국적불명의 불구가 난무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또 이를 통해 단절된 불교 장인의 맥을 복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를 위해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중앙승가대 등에도 불교미술 전공학과를 개설하는 등 인재 양성을 위한 종단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계종 문화부 관계자는 “무분별한 외국산 불구의 수입으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그 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전통 장인들이 설자리를 잃어 버렸다는 점”이라며 “사실상 단절돼 가고 있는 전통장인의 맥을 잇기 위해서는 종단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한 인재양성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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