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도 ‘사찰’만 고의 누락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8.08.13 16:03
  • 댓글 0

‘내지도 만들기’에 교회만…교계, “불교 죽이기”
이명박 시장 재직 때 개통…확대해야 사찰 보여

이명박 정부의 국토해양부 대중교통정보시스템인 ‘알고가’와 교과부 교육지리정보서비스에서 사찰이 누락된 사건으로 불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제공하는 어린이교육용 지도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도 ‘사찰’이 없어 고의 누락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프로그램 ‘내지도 만들기’는 서울시 GIS포털 시스템(gis.seoul.go.kr) 중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여러 아이콘을 지도상에 옮겨 내 고장의 지도를 만들어 볼 수 있다.

13일 오후 접속한 서울시 GIS포털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지도(축적 1:1000)에서 함께 서비스 중인 ‘내지도 만들기’엔 교회 아이콘만 게재됐다. 사찰 아이콘은 아예 없었다. 실제 아이콘을 눌러 지도 왼쪽 상단에 나타난 아이콘을 마우스로 옮겨 원하는 위치에 표시할 수 있었다. 반면 사찰은 그리고 싶어도 아이콘이 없어 그릴 수 없다.

또 예시된 아이콘들이 식당, 빵집, 공장, 시장, 슈퍼 등 상세하게 구분돼 있는 것에 비해 종교시설은 교회 아이콘만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 GIS포털 시스템 지도는 여러 번 확대해야 조계사 대웅전 등이 확인되고, 화계사는 조계종 대적광전으로, 도선사는 도선사 길만 보이고 도선사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문제가 된 서울시 GIS포털 시스템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인 2004년 7월에 개통한 것으로 ‘내지도 만들기’ 역시 이때부터 서비스 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 ‘알고가’와 교과부 교육지리정보서비스가 사찰 누락으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서울시 GIS포털 담당 공무원들이 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국 역사와 함께 해 온 불교의 사회적 위상이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권오국 사무국장은 “공공기관에서 종교차별에 앞장서고 있어 분노를 느낀다”며 “기독교 장로 이명박 대통령이 출범해 종교적 형평성에 더욱 민감해야 할 담당 공무원이 이를 시정하지 않은 것은 근무태만이며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원사 티베트 박물관장 현장 스님은 “공공기관 지도에서 사찰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킨 사건은 기독교 도시를 만드려는 개신교인 공직자들의 성시화 운동을 넘어 이젠 나라 전체를 기독교 국가로 만드려는 성국화 운동을 성취하겠다는 오만한 신앙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개신교인 공직자들에게는 오로지 개신교만 있을 뿐, 이웃 종교는 말살의 대상일 뿐”이라며 개탄스러워했다.

서울시 GIS포털 시스템의 지도 역시 국토부 ‘알고가’와 교과부 교육지리정보서비스에 데이터를 제공해 사찰 누락 물의를 빚은 (주)한국공간정보통신이 서울시로부터 시스템 의뢰를 받고 구축해 “고의적 누락”이란 교계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지리정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내지도 만들기 서비스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어린이들이 자기 동네에 자기가 좋아하는 식당, 약국, 동사무소 등 건물을 그려보도록 한 서비스”라며 “어린이들이 동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건물을 찾다보니 생긴 일이며 종교차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적된 사항은 오늘 내일 중으로 바로 수정하겠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아이콘을 모두 빼 던지 사찰 아이콘을 넣던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