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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空의 실현이 가피와 하나 되는 길

『벽암록』 ‘덕산협복문답(德山挾福問答)’에 보면 ‘청천백일 불가갱지동획서(靑天白日 不可更指東劃西)’라는 가르침이 나온다. 이를테면 ‘오고십방공(悟故十方空)이고 본래무동서(本來無東西)인데 하처유남북(何處有南北)이냐’는 것이다. ‘청천백일’같은 깨달음은 동서를 떠났고 그 자체가 공(空)이라는 것이다. 화엄에는 허공을 불신(佛身)이라한다. ‘불신충만어법계(佛身充滿於法界)’라 하지 않았는가? 수행의 궁극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위대한 대도인들의 삶은 결국 무엇을 실천하신 것인가?

한마디로 공이다. 공을 깨닫고 공을 실현하신 것이다. 범부중생과 위대한 도인들과의 차이점은 공의 차이다. 얼마나 비웠는가? 비울 수 있는가의 차이다. 그대는 얼마나 비워져 있는가? 얼마나 비울 수 있는가? 사람들은 흔히 무엇인가 내보내면 내가 가난해진다고 생각한다. 한도 끝도 없는 탐욕과 집착의 포로가 되어 버린 줄 모른다. 비울 줄 모른다. 비우고 버리면 그 자리에 부처님 들어오시는 것을….

공과 함께하면 진정 위대한 가피와 하나가 된다. 희대의 영웅들은 하나같이 버리고 비운 사람들이다. 만상은 공으로부터 왔고 공으로 돌아가기에 공으로 나아가는 길이 수행이요 궁극이다. 공과 하나 된 자! 부처님의 참사랑을 받는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사람들을 보라. 하나 같이 마음을 비운 자들이다. 공의 실현자이다. 공으로 돌아가면 무조건 성공이다. 성불이다. 마음을 비워보라. 오직 마음을 비운 영혼만이 부처님의 가피를 독차지 한다. 언젠가는 떠날 것이란 생각을 놓치지 말라. 왜 기도 하는가? 공과 하나 되기 위해서다. 왜 참선 하는가? 공과 하나 되기 위해서요, 모든 수행의 종점은 공이기 때문이다. 만상은 하나 같이 공의 현실화다. 모든 고통은 공을 떠난 데서 온다. 무언가 채우려는 데서 온다. 미친 듯한 욕심, 독심이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삶은 그 스트레스로 일그러진다. 스트레스가 무엇인가? 끊임없이 채우려 하는 데서 오는 것 아닌가? 스트레스의 저변에는 항상 독심이 있다. 욕심이 있다. 스트레스가 모든 병의 주범인 이유는 그것이 공을 등졌기 때문이다. 공과 함께하라! 비워 보라! 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욕심에 독심에 중독돼 있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끌어들여야만 좋은 것으로 착각한다. 그들은 휴식을 죄악이라 여긴다.

한번 모두를 던져보라! 진정한 휴식은 치열한 노동 이상으로 생산적이다. 필요할 때 마음을 텅 비우고 부처님의 무한대한 에너지를 흡입하는 자세야말로 위대한 스타들의 비밀코드이다. 완전한 몰입을 위해서는 완전한 휴식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스리는 지혜가 없는 자에게 부처님께서는 큰일을 맡기시지 않는다. 철저히 비워보라. 철저히 채워지리라. 2차 대전 승리의 화신이었던 처칠은 바깥에 폭탄 소리가 들려도 대낮에 침대에 들었다. 그는 낮잠이 오히려 실수를 줄여주고 생산적 지혜를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은 던져 버리는 것이다. 마음을 물리적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 몸인데 마음이 고통스러우면 몸은 자연히 고통스러울 것 아닌가? 몸에는 그의 생각, 감정, 직감 등 모든 요소들이 녹아 있다. 사람의 몸만 보고도 그 사람의 마음가짐, 삶의 내력을 알 수 있다 하지 않는가? 황폐한 정신이 황폐한 몸을 가져오고. 황폐한 몸이 황폐한 정신을 가져온다. 몸은 마음의 표현이고 몸의 변화가 마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몸은 영혼을 담는 X파일이요, 삶의 설계도를 입력하는 디스켓이다. 우리들 몸의 갖가지 고통과 질병은 마음경영의 오류에 있다. 마음을 비워라. 던져버려라! 공과 하나 돼라. 몸은 마음을 담은 이정표! 마음을 비우지 않고 어떻게 법계와 하나 되겠는가! 부처님의 위대한 가피와 하나 되겠는가?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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