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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위대한 전사의 길에 가피가 함께 한다

정자(精子)의 머리끝에는 폭탄이 들어있다. 성상체가 그것이다. 대단히 이상스레 들릴 것이다. 난자의 표면은 정자로서는 대단히 뚫기 어려운 유리질로 되어있다. 폭탄이 아니고서는 깨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진실로 우리는 태생부터가 결사항전의 존재다. 참으로 치열한 존재로 이 땅에 왔음을 절대 잊지 말라.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면 3억 마리 이상의 정자가 방출된다. 3억 마리가 어머니의 몸속에 들어서는 순간 어머니 몸속의 항체들은 외부의 대군이 침입해 들어오는 것으로 판단한다. 당연히 무서운 전쟁이 벌어진다. 부부가 만날 때 마다 참으로 가공할 전쟁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3억 마리의 대군이라 할지라도 중과부적으로 달려드는 인해전술의 항체들에게는 속수무책이다. 모두가 장렬한 죽음을 맞는다. 다만 약 1백 마리 정도의 날쌘돌이들만이 살아남아서 싸움의 틈새를 비집고 난자에 도달한다. 격전을 이겨낸 용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단한 철벽인 난자의 표면이다. 백 마리의 전사들은 가미가제의 돌격대와 같이 난자의 철벽을 깨기 위해 몸을 던진다. 장렬히 사망하는 것이다. 그러면 난자의 표면이 깨지게 되고 그 깨진 틈새를 정자 한 마리가 날라들어 장엄한 수정을 위한 대 전쟁은 끝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진실로 장엄한 수정의 드라마를 볼 때 느끼는 것이 없는가? 우리 모두는 태생부터 엄청난 전쟁을 치르고 태어났다. 3억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정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라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일단 어머니 뱃속에 들면 또 다시 치열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보통 외부온도 30도가 되면 대단히 덥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의 모태는 36.5도이다. 3억대 1을 뚫고 나오니 그 다음에는 열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36.5도의 열탕 속에 280일을 견딘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일 것인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으리라. 일종의 지옥이다. 그동안 전생의 기억을 깡그리 잊는다는 말도 있다. 아무튼 280일을 이기고 나온 다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머니의 대단히 좁은 산도를 타고 나오면서 그 무서운 고통을 이겨내려 또 한번 까무러치게 되는 것이다. 궁둥이를 한번 세게 얻어맞고 “응애응애” 울어 제친 다음에서야 이 땅에서 삶의 신고식을 끝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땅에 나왔다 해서 좋은 일들만 기다리고 있는가? 문자 그대로 고통의 바다다. 왜 이 같은 얘기를 꺼냈는가 하면 바야흐로 입시철의 문이 열렸다. 수능시험을 필두로 치열한 금년도 입시전쟁의 문이 열렸다. 수험생은 물론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 역시 초죽음이 될 정도로 시험전선에 매달릴 것이다. 그분들을 위해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위대한 전사로 살게 되어있다. 부처님께서는 성불의 그날까지 무한한 싸움을 이기신 분이시다. 악마와의 싸움은 물론이고 갖가지 외도들과의 싸움,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겨내셨다. 수험생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시험을 치는 것도 성불의 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공부가 모두는 아니다.

그러나 공부하나 이기지 못하면 앞으로 이겨내야 할 무수한 싸움을 어떻게 이겨내겠는가? 미국의 유명한 다국적 기업인 Bell회사에서 그들 직원 2만 7천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가 있다. 회사의 헤드라이너(Head Liner), 즉 상급계층으로 올라선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학창시절 뛰어난 학생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 결과를 토대로 학창시절 문제풀이의 능력이 출중한 학생들이 비교적 사회의 진출해서도 문제풀이능력이 출중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처님께서도 위대한 전사로서의 삶을 이겨내신 분이시다. 끝없는 시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죽음마저도 시험이다. 우리는 나아가야만 하고 시험은 필수적이다. 게으르지 말라. 항상 정진하라. 그곳에 위대한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신다. 부처님께서는 지금도 부르짖고 계신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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