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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 케이블카 도미노 시작됐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9.01.23 15:46
  • 댓글 0

반대 전국대책위, 밀양 얼음골 개발 비판

“인간의 무지와 욕망에 무참히 잘려나갈 생명들에 무릎 꿇고 사죄한다. 머리 숙여 통탄한다.”

경상남도 도립공원위원회가 지난 1월 20일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건설을 위한 가지산도립공원 계획을 통과시키자 불교계와 환경단체가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불교환경연대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 국립·도립·군립공원 안 관광용 케이블카 반대 전국대책위원회는 1월 20일 즉각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대책위는 “얼음골케이블카는 사전환경성검토 과정에서 멸종위기동물 삵이 살고 있다는 것조차 확인하지 않고, 사전환경성검토에서 케이블카 선로가 지나는 가지산도립공원내 자연보존지구에서 잘려나가는 나무들을 ‘불가피’란 말로 대체해 버렸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들의 극렬한 반대는 시민단체들의 반대와 사전환경성 검토 등으로 10년간 건설 허가가 나지 않았던 얼음골케이블카 설치가 끝내 승인된 사실 때문이다.

경상남도 도립공원위원회는 지난 1월 20일 얼음골에서 직선거리로 500여m 떨어진 밀양시 산내면 구연마을에서 진창골 계곡 남측 정상(해발 1020m) 간 1.75㎞ 구간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를 승인했다.

이날 경상남도 도립공원위원회는 위원 10명 참석에 반대 1명, 기권 2명, 찬성 6명으로 얼음골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가지산도립공원계획 변경을 가결한 것이다.

이에 전국대책위는 “핵심보전구역인 공원자연보존지구에서 관광을 위해 나무 절단을 허용하는 이 나라의 개념 없는 개발행태를 전 세계가 비웃을 것”이라며 “얼음골케이블카 설치 승인은 우리 국토의 핵심보전공간에 가해진 비수로 얼음골케이블카를 시작으로 전국 국립, 도립, 군립공원에서는 케이블카 건설 붐이 일어날 것”라고 질책했다.

이어 전국대책위는 밀양시와 경상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가지산도립공원과 사자평 일대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개발과 훼손과정을 모니터해 국민 앞에 낱낱이 고할 것을 천명했다.

한편 전국대책위에는 녹색연합과 대한산악연맹, 두레생태기행, 불교환경연대, 설악녹색연합, 생태보전시민모임,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우이령보존회, 지리산생명연대, 초록생명평화센터, 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 지키는시민의 모임, 밀양참여시민연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경남생명의 숲, 울산생명의 숲, 울산환경운동연합, 통도사, 표충사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다음은 성명 전문.

 오호통재라! 케이블카 건설 도미노가 시작되었다.
-경남상도 도립공원위원회의 얼음골케이블카 설치 승인에 대한

우리 입장

2009년 1월 20일, 가지산도립공원은 비참히 짓밟혔다. 1998년부터 추진되었지만 3번의 부동의로 추진이 표류하여왔던 가지산도립공원-얼음골케이블카(이하 얼음골케이블카)가 이명박 정부의 개발속도전에 부응하여 경상남도 도립공원위원회(이하 공원위원회)에서 승인되었다. 공원위원회는 얼음골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가지산도립공원계획 변경을 10명 참석에 반대 1명, 기권 2명, 찬성 6명으로 가결하였다. 

우리는 부실작성, 부실검토 사전환경성검토서를 믿지 말고 현장을 직접 조사한 이후에 심의·결정해달라고 간청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요구에 공원위원회는 당일 헬기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갈음하였다. 사자평을 중심으로 한 밀양시와 울주군의 개발경쟁은 결국 전국 최대의 억새군락 사자평을 개발광풍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리의 문제제기도 공원위원회는 묵살하였다.

우리는 공원위원회가 뭘 믿고 케이블카설치를 허용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얼음골케이블카는 사전환경성검토 과정에서 멸종위기동물 삵이 살고 있다는 것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얼음골케이블카는 사전환경성검토 과정에서 케이블카 선로가 지나는 가지산도립공원내 자연보존지구에서 잘려나가는 나무들을 ‘불가피’란 말로 대체해 버렸다. 핵심보전구역인 공원자연보존지구에서 관광을 위해 나무 절단을 허용하는 나라! 전 세계는 이 나라의 개념 없는 개발행태를 비웃을 것이다. 

환경부는 우리의 문제제기에 ‘그럴 리가 있겠는가’라고 모르쇠 하였다. 얼음골케이블카 설치 승인은 우리 국토의 핵심보전공간에 가해진 비수로 얼음골케이블카를 시작으로 전국 국립, 도립, 군립공원에서는 케이블카 건설 붐이 일어날 것이다. 종잇장에 불과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환경부, 설악산국립공원·지리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올리기 위해 자연공원법령을 개정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환경부, 이제 그대 이름을 ‘건설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드는 부’로 부르겠다! 

지금 이 시간, 얼음골케이블카 설치 승인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밀양시, 경상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부는 축배의 잔을 들겠지만 우리는 이들이 저지른 행태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지산도립공원, 사자평 일대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한 개발과 훼손 과정을 모니터링하여 그들이 저지른 작태를 국민과 역사 앞에 낱낱이 고할 것이다. 

인간의 무지와 욕망에 무참히 잘려나갈 생명들에 무릎 꿇고 사죄한다. 머리 숙여 통탄한다. 역사와 미래세대여, 2009년 1월 20일을 잊지 마시라!   
 
2009. 1. 20
국립·도립·군립공원 안 관광용 케이블카 반대 전국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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