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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생명권 옹호는 이 시대 불자들 사명”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9.02.10 14:27
  • 댓글 0

한국불교학회, 3일 워크숍 개최
구호 넘어 구체적 실천방안 제시

한국불교학회가 2월 3일 서울 불광사에서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동물의 생명권’이란 주제로 개최한 겨울 학술워크숍은 동물 생명론에 대한 진일보된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담론 차원에 머물던 불교의 동물권 문제를 구체적인 실천방안의 차원에서 논의하고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동물학대의 현황과 실태로 본 우리들의 탐진치’를 발표한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단순히 불살생이나 생명존중이라는 당위성만으로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생명에 대한 폭력성을 풀어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인 동물학대 현황과 실태를 검토한 우 교수는 “동물학대는 생산성이라는 탐심과 육식에 깔려 있는 다른 생명체에 대한 진심, 그리고 그러한 우리의 행위가 빚어내고 있는 결과에 대한 무지라는 치심의 반영”이라며 “이러한 탐진치라는 우리의 모습은 동물을 돈으로 바라보는 욕심을 버리고 생명에 대한 애정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이웃으로서 어우러질 수 있는 인식에의 전환이요, 가치 기준의 전환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동물학대가 일상화되고 더욱 증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동물생명에 대한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문화운동을 통해 이 시대의 빛이 되는 것이 불자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불교정신과 동물의 생명권’을 발표한 안성두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장도 동물의 권리에 대한 현대학계의 논의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이런 논의가 불교정신의 배경 하에서 어떻게 사회적 실천에 옮겨질 수 있는가에 대해 고찰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불교는 인간존재의 한계성을 보면서 그 먹거리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집착하지 않고 주어지는대로 먹으면서 보다 높은 정신적 완성이라는 목표를 중시했고, 대승불교는 여래장사상에 입각해 일체중생의 동질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채식주의적 입장을 강화시켜나갔다는 것.

따라서 안 소장은 “육식을 바라보는 다양한 불교의 스펙트럼을 인정해 자기의 의향과 의도를 청정하게 계발하는 등 문제에 있어서는 대승의 정신적 태도를 따르고, 실제 행동에 있어서는 초기불교의 중도적 입장을 따르는 것이 가장 원만한 태도라고 하는 인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안 소장은 “현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살아가는 불교도에게 있어서조차 연기의 교설은 동물들의 불행한 생존을 당연시하는 이론으로 또 육도윤회로서의 중생의 존재론적 위계성은 먹이사슬의 위계성으로 재포장돼 불교도의 양심을 은폐하는 방식으로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동물농장 사육고기 안 먹기’ ‘잔반 없애기’ 등 구체적인 실천항목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이날 논평을 맡은 허남결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교수는 “고기를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명이 위태롭지 않은 한 굳이 동물을 잡아먹을 필요가 없게 된다”며 “가능하다면 육식문화를 채식문화로 바꾸는 것이 그것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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