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위 해제, 교수 재계약 불가 통보 등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이사회(이사장 지욱)의 잇따른 조치에 대해 교수협의회는 물론 학생회, 직원협의회까지 학교 개혁과 정상화를 촉구하며 이사장 퇴진을 거세게 요구하고 나섰다.
서불대 교수협은 2월 6일 황윤식 총장 직위 해제, 박성현, 성승현 교수의 부당 해임 통보에 대한 철회와 지욱 스님의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협은 성명에서 “지욱 스님은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총장의 지위를 보전하라’는 사법부의 결정에도 또다시 총장의 지위를 해제하고 이사장을 따르지 않는 교수들과 직원들을 해임하는 등 불법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립학교법에 명시된 교원 임면의 절차와 내용을 정면으로 위해하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교수협은 이어 “교수협은 불법을 일삼는 이사장과 권력에 밀착한 일부 교직원들의 반상식적 행위가 완전히 시정될 때까지 흔들림없이 싸워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서불대 학생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이사장 지욱 스님의 불법적 행정 조치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다. 학생회는 지난해 총장 부당 해임 철회와 교수들의 교수권 및 학습권 수호를 촉구하다 35명의 학생이 무더기로 제적된 후 학내 사태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이사회의 이번 결정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규정 △박성현, 성승연 교수의 해임 철회 △황윤식 총장에 대한 직위 해제 철회 △이사장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
논란이 불거지자 서불대 총장직무대행 김영란 교수는 8일 학내 분쟁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김 총장직무대행은 교수협과 일부 언론이 이사회의 정당한 결정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교수협과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김 총장직무대행은 “이사회가 황 총장을 직위 해제 한 것은 1월 9일 법원 판결 이후의 행동을 문제 삼은 것으로,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다시 사법부에 이의를 제기하라”며 “교원 인사에 관한 인사위원회는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이 서불대 교수협의회의 주장을 근거로 심각하게 왜곡 보도하고 있다”면서 “교수협의회는 현 이사장과 이사진의 퇴진을 주장하는 일부 교수 집단에 불과하며 이에 대한 직접적 피해자는 바로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총장직무대행의 해명 이후 서불대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금껏 학내 사태와 관련해 침묵을 지켜오던 서불대 직원협의회가 “이사회의 상습적인 총장 해임과 부당한 업무지시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2월 10일 직원협의회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용역을 고용해 학교 주변에 배치하는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